2년간 한시 대출 ‘목돈 안드는 전세’ 내달 출시

‘렌트푸어 구제’ 실효성 의문…집주인 유인책 부족

전셋값 부담에 허덕이는 렌트푸어 구제책인 ‘목돈 안드는 전세’가 이르면 다음달 말 출시된다. 하지만 전세 수요자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연체 등의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세입자를 위한 대출에 나설지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집주인에 대한 유인책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제도 활성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내달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전세보증금을 세입자 대신 집주인이 빌리고 세입자가 이자를 내는 ‘목돈 안드는 전세Ⅰ’,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은행에 넘기는 대신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낮추는 ‘목돈 안드는 전세Ⅱ’ 등을 본격 출시한다.

최근 전세가격 고공행진으로 전세대출을 받는 세입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세입자의 전세자금 조달 및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부동산써브가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가격은 900만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의 경우 지난 2008년 말보다 무려 30.98%나 상승,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10.21%)의 3배에 달하고 있다. 주택 매매는 거의 사라진 데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품귀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새로 전세를 구하거나 계약 만료로 전세 보증금을 높여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세입자들의 전세자금 대출이 늘고 있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외환 등 6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년 새 약 2.7배 증가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Ⅰ은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이자를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전세를 살다가 3000만원을 올려 재계약해야 하는 경우 집주인이 3000만원을 대출받고 이에 대한 이자(금리 연 5% 적용 시 월 12만5000원)를 세입자가 낸다.

세입자가 이자를 연체할 경우를 대비해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서지만 이런 위험을 감수할 세입자가 과연 있을지 미지수다. 또 집주인에 대한 유인책이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혜택과 이자 납입액의 40%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에 그치고 있어 실제 참여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 4%대 중반 이하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목돈 안드는 전세Ⅱ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인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은행에 넘기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다. 은행권은 전세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보증금을 가져갈 수 있고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 금리를 다소 인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1억5000만원인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보증 한도를 상향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