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의 행보는 이 회장의 복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 회장은 지난 4월6일 경영구상을 마치고 귀국했다. 해마다 연말과 연초 경영구상을 위해 해외에 머물렀던 것은 동일하지만 올해는 그 기간이 3개월을 넘겼다. 100일 가까이 이 회장의 공백이 이어지면서 삼성은 창조경제 등의 수많은 사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화답하기에 ‘총수의 부재’는 적잖은 부담이었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중론이다.
그러던 삼성이 이건희 회장 귀국과 함께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5월2일 ‘정부의 경제입법 관련 정책을 신중히 해달라’는 공동입장을 내놓는 등 재계의 목소리도 커졌다.
같은 달 8일 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석해 “삼성이 최대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창조경제 화답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이어 5월13일에는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화답하면서 기초과학 육성 계획도 밝혔다. 재단을 설립해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인 7500억원은 현 정부 임기 때 투자되는 금액이다.
이틀 뒤인 15일에는 향후 5년간 소프트웨어 인재 5만명 양성계획도 밝혔다. 이 가운데 1만명을 채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처럼 삼성의 굵직한 현안 대부분이 이 회장 귀국 이후에 발표됐다. 재계 관계자는 “올 초 삼성의 소극적인 행보가 재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삼성은 신경영 20주년에 대대적으로 대응하는 등 올 초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