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무자본 M&A’ 세력의 횡령 및 배임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우량 상장사 에스비엠이 결국 상장폐지된다. 이로써 회사 정상화를 위해 4개월간 고군분투했던 소액주주들은 2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보게 됐다.
15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비엠은 하지만 전 경영진의 289억원 횡령 사건이 드러나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오는 24일 상장폐지된다.
에스비엠은 지난 3월27일 의견 거절 감사보고서로 상폐 대상 종목이 된 이후 한국거래소로부터 한 차례 회생기회를 부여받고 상폐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특히 에스비엠은 유가증권 상장사인 고려포리머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추가적인 채무가 발견되며 재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
회계법인이 재차 거절 의견을 낸 것은 재감사 과정에서‘문방구 어음’이 다량 포착돼 우발채무 규모를 산정하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미회계법인은 재감사보고서에서“1월16일자(7억 5000만원), 1월18일자(50억원), 2월13(25억원)일자 문방구 어음을 실물 없이 복사본으로 발행한 것을 확인했다”며“추가 발행 여부를 포함한 부외부채 존재 가능성이 있어 감사의견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즉 회계법인 재감사를 해보니 장부에 잡히지 않았던 대규모의 부채가 발견 돼 결국 장부를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문방구 어음이란 문방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어음증서로 발행한 약속어음이다. 은행을 끼고 발행하는 은행어음과 달리 쉽게 발행할 수 있지만 법적 효력을 지닌다.
에스비엠의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홍콩계 사모펀드로부터 100억원 가까운 투자를 최근까지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비엠의 소액주주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 결정이 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7일 거래정지 당시 에스비엠의 주가는 164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말 기준 1% 미만의 에스비엠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총 3670명, 보유주식수는 594만1920주다. 이들은 주식을 평균 4000원 안팎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매매로 주가가 몇백원 수준으로 떨어지면 소액주주들은 합계 200억원 안팎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