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 사마천(司馬遷)

입력 2013-06-24 11: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준훈(시인, KDB산업은행 부장)

사마천(司馬遷)은 역사가이다. 뿐만 아니라 사마천은 여행가였다. 또 위대한 경제학자였다. 사마천은 관리가 되기 전과 후일 관리로서 도합 7차에 걸쳐 내몽골 자치구와 동북 3성, 신강성 위구르 자치구와 감숙성 및 서장성의 티베트 자치구까지 중국 전역을 여행했다. 여행을 통해 사마천은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고 민중의 구체적 살림살이를 직접 확인하였다.

[史記]의 열전(列傳) 70권 중 제69권째가 화식열전(貨殖列傳)이다. 화식은 돈을 번다는 뜻, 화식열전은 경제와 부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화식열전에서 사마천은 물질적 이익 추구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물질적 재부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며 경제권을 쥔 사람이 사회 여론을 조종한다고 지적한다. 그것도 각지를 여행하면서 본 바를 기초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역사가였던 사마천이 왜 부자와 상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기록했을까. 사마천은 흉노와 전쟁 중 항복한 이릉(李陵) 장군을 변호하다 한문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사형에 처해진다. 사형을 면하는 방법은 두 가지, 돈을 내거나 궁형(宮刑)을 받는 것. 결국 사마천은 돈을 구하지 못했고 궁형을 자청하고 살아남았다. 이런 처절한 경험으로 사마천은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돈과 관련된 세상의 인심을 포착할 수 있었다.

시장의 현장경제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경기부진에 따라 취했던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금리를 올릴 기세이다. 경기가 조금 살아나면서 인플레가 예상되기 때문인데, 그 결과 국내에 들어왔던 외화자금이 탈출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위험해지고 있다. 거기에 중국경기 하락이 기름을 붓고 있다. 우리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30%가 넘어 중국 경제의 하강은 심각한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다.

경제는 통계가 아니다. 구체적 삶의 현장이다. 색종이 오려붙이듯 책상머리에서 하는 숫자놀음이 아니라 눈빛 마주치며 싸워야 하는 생존의 문제이다. 언제나 어려움은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다. 무릇 정책을 책임진 이들은 현장 구석구석을 살펴야 할 것이다. 또 돈이 없어 치명적으로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비록 사마천처럼 역사가는 아닐지라도.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연휴에도 이렇게 덥다고요?…10년간 추석 날씨 어땠나 [해시태그]
  • “축구장 280개 크기·4만명 근무 최첨단 오피스” 中 알리바바 본사 가보니 [新크로스보더 알리의 비밀]
  • 법원, ‘티메프’ 회생 개시 결정…“내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 제출해야”
  • 단독 직매입 키우는 ‘오늘의집’…물류센터 2000평 추가 확보
  • 최초의 ‘애플 AI폰’ 아이폰16 공개…‘AI 개척자’ 갤럭시 아성 흔들까
  • "통신 3사 평균요금, 알뜰폰보다 무려 3배 높아" [데이터클립]
  • 삼성 SK 롯데 바닥 신호?… 임원 잇따른 자사주 매입
  • 문체부 "김택규 회장, 횡령ㆍ배임 사태 책임 피하기 어려워"
  • 오늘의 상승종목

  • 09.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7,121,000
    • +2.08%
    • 이더리움
    • 3,172,000
    • +0.67%
    • 비트코인 캐시
    • 438,100
    • +3.3%
    • 리플
    • 729
    • +0.83%
    • 솔라나
    • 182,000
    • +3.41%
    • 에이다
    • 464
    • -0.22%
    • 이오스
    • 660
    • +0.76%
    • 트론
    • 207
    • -1.43%
    • 스텔라루멘
    • 127
    • +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6,600
    • +7.77%
    • 체인링크
    • 14,160
    • -0.28%
    • 샌드박스
    • 343
    • +0.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