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로우하니, 이란 대선서 승리

입력 2013-06-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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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성향 국민, 로우하니 대거 지지…이란, 외교 강경책에서 돌아설까 관심

▲ 중도파인 하산 로우하니가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로우하니가 지난달 7일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테헤란/신화연합뉴스

중도파이며 성직자 출신인 하산 로우하니가 15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하산은 이날 대선 개표 결과 전체 유효투표수의 절반이 넘는 1861만3329표(50.71%)를 얻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2위를 기록했던 보수파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후보와의 격차도 30%포인트에 달했다.

이란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기록한 후보가 나오면 결선투표를 치르지 않는다.

당초 전문가들은 각 후보 간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결선투표를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개혁 성향의 국민이 대거 로우하니에 표를 몰아줬다는 평가다.

테헤란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개혁 성향의 구호를 외치고 로우하니의 사진을 들며 승리를 만끽했다고 FT는 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핵 프로그램 강경 노선 등에 따른 서구 사회의 제재로 이란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자 이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보수파에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로우하니는 개혁 성향의 정치 지도자는 아니지만 선거 기간 대학생들이나 정치가에 대한 경찰의 감시와 탄압을 줄이고 여성에게 공평한 직업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개혁파에 속한 모하메드 카타미와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등 전임 대통령들도 로우하니 지지를 호소했다.

온건 성향의 중도파이면서 개혁파의 지지를 받는 로우하니의 당선으로 이란이 외교 강경책에서 돌아설지 주목된다.

로우하니는 이날 현지 국영방송에 출연해 “나의 당선은 지혜와 온건함이 극단주의와 부도덕성에 승리한 것”이라며 “이란에 평화와 경제 안정을 가져오고 국제사회와의 연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우하니는 지난 1948년 태어나 10대 시절 곰 신학원과 셈난 신학원 등에서 배운 성직자다. 그는 테헤란대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끈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최고국방위원회 위원과 대통령 국가안보 자문,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핵협상 수석대표 등을 역임했다.

로우하니는 핵협상 수석대표 당시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서방의 제재를 피하는 등 외교적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 후보 6명 중 다른 후보들이 모두 이란의 핵개발을 지지했으나 로우하니는 “국민의 공공복리 희생을 대가로 기술적 발전(핵개발)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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