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복귀가 임박했던 지난 2010년 2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회장은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 거짓말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 만에 등장한 공식행사에서 그는 ‘윤리’를 화두로 던진 것이다.
이 회장의 윤리경영 의지는 2011년 6월 삼성테크윈 비리 사건이 일어나면서 다시금 강조된다. 이 회장은 당시 내부비리가 적발된 삼성테크윈의 경영진단 결과를 받아본 뒤, 그룹 수뇌부를 향해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고 질책한 뒤 “그룹에 퍼져 있는 부정을 뿌리 뽑아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당시 삼성테크윈 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그룹 전체에 큰 파장이 일었다.
이 회장은 또 같은 달 9일 서초사옥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하직원을 닦달해 부정의 길로 내모는 상사가 제일 나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윤리경영 의지는 재차 강조했다. 신년사에서 “사회로부터 믿음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해 3월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이유로 최고 한도액의 과징금을 부여받자 “앞으로 어떠한 이유에서든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직원에게는 관용을 베풀지 말라”고 강도높게 주문했다. 또 한 달 뒤인 4월에는 “(윤리경영과 관련) 아직 고칠 것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리경영 전문가 낸 드마스는 “윤리적인 회사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일반 회사보다 2~3배 이익이 높다. 이 것은 대단한 경쟁력 우위”라고 분석한 바 있다. 100년 지속 기업을 위한 신경영을 외치는 이건희 회장이 윤리경영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