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세피난처… 제대로 물먹은 국세청- 김미영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5-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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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탈세 척결을 강조해왔던 국세청이 이번에 제대로 ‘물 먹었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취재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우리나라 재벌그룹 오너 등을 공개하면서다.

뉴스타파가 지난 22일에 이어 27일 7명의 재벌오너와 전·현직 임원을 추가 발표키로 하자 관심은 다시 국세청에 쏠리고 있다. 이수영 OCI 회장 부부 등 지난번 발표 명단의 파악 여부를 두고 당시 “확인해줄 수 없다”던 국세청은 이번 명단 발표 후엔 어떤 반응을 내놓을까. 국세청은 과세관련 정보를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레이더망에 포착됐던 이들이라면 아마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반응을 일부러 흘릴지도 모른다.

국세청은 뉴스타파의 지난 1차 공개 당시 “눈뜬 장님” “월급 꼬박꼬박 받으면서 왜 몰랐나” 류의 질책을 받았다. 역외탈세 추적 의지와 함께 정보력에 대한 의구심도 쏟아졌다. 뉴스타파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이 모두 245명이라고 했지만 이는 국세청이 지난 국감에서 밝힌 현지기업 수(버진아일랜드만 82개)와 현저히 달랐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미국·영국·호주가 공동조사를 통해 확보한 역외탈세 정보를 공유키로 합의했다면서 이들의 자료가 총 400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CIJ가 밝혀낸 260GB 상당의 조세피난처 자료보다 분량이 더 방대하다는 ‘우월’을 내세우는 거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국세청의 신뢰성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다. 국세청이 뉴스타파에 물 먹게 된 건 당초 ICIJ 측에 정보공유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탓이다. 400GB의 자료를 넘겨받게 됐다는 발표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잔챙이만 밝히지 않겠느냐”고 의심하고 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지난 2010년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적잖은 성과를 이뤘지만 앞으로 갈 길도 멀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당장은 뉴스타파의 발표로 여론의 이목이 쏠린 혐의자들을 집중 조사하는 한편 국제공조를 통한 철저한 조사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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