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서 ‘사랑으로’가 사라졌다… 정·재계 新 풍속도

입력 2013-05-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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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히면 끝” 개인 잘못 기업 존폐까지 좌우 회식자리서 조심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마지막곡으로 애창되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동료와의 신체접촉 자체를 엄금하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노래방에서 흥에 겨워 한 어깨동무가 선을 넘어갈 경우, ‘동지애’가 ‘성추행’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24일 재계 및 관가에 따르면 대기업 임직원과 공무원들이 최근 극도의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포스코에너지 라면 상무, 남양유업 밀어내기, 윤창중 성추행 논란 등 한 개인의 잘못된 처신이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강도 높은 내부 단속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 상무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전 임직원에게 회식 자제를 권고했다. 적어도 이달 말까지 직원 간 술자리는 물론, 외부와의 개인적 술자리까지 피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포스코에너지 직원들은 이달로 잡힌 모든 약속을 연기하느라 곤욕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6월 또는 7월에 조직문화 쇄신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은 과거 ‘스리아웃’에서 ‘원아웃’ 제도로 직원 제재 강도를 대폭 높였다. 단 한 번이라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다면 임직원들을 가차 없이 해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원 만이 아니라 말단 직원도 예외가 없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업무 자리라고 해도 이성과는 단 둘이 저녁을 하지 말 것’과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지시하며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 남양유업 사태 이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임직원들을 상대로 매달 온·오프라인에서 ‘올바른 비즈니스 예절’ 강좌를 여는 등 고객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대다수 기업들은 한 때 소통의 창구로 여겨졌던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페이스북 활동도 당분간 자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NS에 올린 개인적인 한 마디가 자칫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들 만이 아니다. 공무원들도 해외 출장에서 ‘술’과 ‘여성’은 금기어가 됐다. 이른 바 ‘윤창중 사태’ 이후 첫 해외 순방인 정홍원 국무총리의 태국 방문길에서는 3명의 지원 인턴을 모두 남자로 구성했다. 여기에 정 총리는 지난 19일 치앙마이 한인 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술 대신 오렌지 주스로 건배하는 이색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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