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 주둔을 거부했던 터키는 종전 후 지리적 이점을 살려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하고 수출을 늘리는 등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지난 10년간 터키의 대(對) 이라크 수출은 매년 25% 가량 증가해 지난해 108억 달러(약 11조8530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이라크는 독일에 이어 터키의 두 번째 주요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바그다드 거리의 쇼핑센터와 가구점 등에는 터키 상표가 붙은 물품이 넘쳐나고 접경지역에는 매일 수백 대의 트럭이 늘어서 있다.
특히 터키의 이라크 수출품 가운데 70% 가량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쿠르드 지역에는 터키 기업 1000여 곳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터키와 충돌해온 터키 내 쿠르드족 무장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지난 3월 정전선언을 한데 이어 최근 터키에서 철수하면서 PKK를 지원했던 이라크 쿠르드족과 터키의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현재 쿠르드 자치정부(KRG)와 석유·가스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루 30만 배럴의 석유를 수송할 수 있는 쿠르드 자치지역 내 타크타크 유전과 터키를 직접 잇는 송유관이 올 7∼9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터키는 또 KRG와 이 지역의 석유·가스전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협상 중이다. 터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FT는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유전이 정상화되면서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부를 쌓은 이라크에서 터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연간 2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라크 경제가 올해 14.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 기업들의 이라크 건설 사업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터키 기업들은 지난해 총 35억 달러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터키의 칼리크에너지는 모술과 카발라 지역에 짓는 8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이는 이라크 전력부문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