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를 보는 두 시선]기업가치 제대로 받을까 vs 자금난 해소 희망의 무대

입력 2013-05-21 11: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장참여의사 19% 불과 흥행 불투명… 중견·중소기업 활성화 종합대책 환영

코넥스(KONEX)에 대한 비상장 중견·중소기업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태다. 중소기업들은 스팩(SPAC) 시장도 고사되고 있는 실정에서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 업계에서 꾸준히 요구해왔던 코넥스 시장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상장요건 완화도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메리트를 감소시킨다고 지적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코넥스 신설로 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함께 벤처 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 이용 및 애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중소기업의 70.0%가 코넥스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9%는 코넥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관심이 없다고 답했으며 잘 알고 있으며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비수도권 기업 중 코넥스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코넥스 설립 이후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81.3%가 ‘참여 의사가 없다’고 답했으며, ‘준비는 안 했지만 계획 있음’이 15.3%였다. 상장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시장도 ‘고사’ 직전인데 = 그동안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던 비상장사들에 코넥스는 최적의 시장이다.

상장 규정이 △자기자본 5억원 △매출 10억원 △순이익 3억원 이상 등 3가지 요건 가운데 1가지만 충족하면 가능해 웬만한 우량 벤처기업들은 기존보다 손쉽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코넥스를 통해 상장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PAC을 통해 쉽게 입성할 수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직접 상장이 어려운 기업들이 증권사가 설립한 SPAC을 통해 우회상장 형태로 손쉽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게 했는데 정작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 보니 SPAC 활용에 점차 소극적 입장으로 바뀌었다. 코넥스 역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A 중소기업 관계자는 “SPAC이 우회상장 형태이긴 하지만 직상장하는 것보단 많은 점이 유리했다”며 “굳이 SPAC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도 있었는데 하위 시장인 코넥스에 입성하려 하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SPAC을 통해서도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는데 코넥스에 입성하면 마찬가지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B 중소기업 임원은 “SPAC으로 상장을 하려 해도 제대로 상장이 이뤄지지 않고, 상장을 했다 하더라도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코넥스에 상장하면 올바른 기업 평가가 나오겠냐”고 지적했다.

◇각종 규제 완화로 시장 혼탁 우려 = 시장 안착과 활성화를 위해 감사인 지정 등 면제, 공시의무 등을 축소한 코넥스 시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도 대주주의 횡령 및 배임, 작전 세력 등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 제도가 감축된다면 이에 대한 노출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C 중소기업 관계자는 “문턱을 낮춘 만큼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감사인 지정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은 사실상 최소한의 감시 장치마저 없애 버린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보다 작전세력들이 훨씬 더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시의무를 강화한 코스닥에서도 변칙 상장과 대주주 횡령·배임, 회계 부정과 불성실 공시가 여전히 판을 치는 마당에 코스닥 상장 요건에도 미달하는 기업들에 공시의무까지 크게 덜어주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환우선주 상장 요건 규제…기관 참여 ‘글쎄’ = 코넥스의 활성화를 주도해야 할 벤처투자업계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벤처투자업계는 거래소에 상환우선주의 상장요건을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대개 벤처캐피털은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에 투자할 때 우선주 배당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IPO(기업공개)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상환권 행사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RCPS를 선호한다.

벤처캐피털의 비상장기업 투자분의 40% 가량이 RCPS 형태다.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프로젝트 자금을 제외하면 RCPS 비율은 60%까지 높아진다. 보통주,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는 30% 가량이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이 기관들의 참여로 이뤄지는데 이미 투자한 비상장기업들을 RCPS로 투자해 코넥스 상장에 대한 제한을 못하고 있다”며 “상환우선주의 상장요건이 완화되지 못한다면 기관들의 참여가 얼마나 활발해질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활성화에는 긍정적 = 하지만 장기적으로 코넥스는 전체적 중견·중소기업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학수 대성창업투자 대표는 “현재는 코스닥이 거의 유일한 회수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코넥스를 활성화시켜 회수시장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를 회수시장으로 키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효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한 중소기업 CEO는 “정책당국이 코넥스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인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활성화 측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기준을 3억원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환영하며 그동안 각 분야별 지원에 그쳐왔던 벤처정책이 이번에 창업-성장-회수-재투자라는 벤처생태계 전반에 걸친 종합대책으로 발표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K-코인 신화 위믹스…신화와 허구 기로에 섰다 [위메이드 혁신의 민낯]
  • [르포]유주택자 대출 제한 첫 날, 한산한 창구 "은행별 대책 달라 복잡해"
  • 한국 축구대표팀, 오늘 오후 11시 월드컵 3차예선 오만전…중계 어디서?
  • 연세대 직관 패배…추석 연휴 결방 '최강야구' 강릉고 결과는?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오늘의 상승종목

  • 09.10 13:4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6,620,000
    • +2.7%
    • 이더리움
    • 3,164,000
    • +1.41%
    • 비트코인 캐시
    • 432,400
    • +3.94%
    • 리플
    • 724
    • +0.84%
    • 솔라나
    • 179,900
    • +3.21%
    • 에이다
    • 459
    • -1.71%
    • 이오스
    • 662
    • +1.69%
    • 트론
    • 209
    • +0%
    • 스텔라루멘
    • 126
    • +2.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00
    • +3.5%
    • 체인링크
    • 14,050
    • -0.14%
    • 샌드박스
    • 339
    • +2.1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