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계열사 ‘빚보증’이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에도 자회사·계열사 채무보증에 나서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동반 부실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사의 채무보증 공시는 총 275건으로 전년(227건)에 비해 48건 늘었다. 이들 기업의 채무보증 목적은 신규설비 투자 등이 아닌 대부분 부실 계열사에 대한 금융 보증 성격이다. 특히 일부 상장사의 경우 부실 계열사에 자기자본 대비 50%에 육박하는 채무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에프에이는 지난달 계열사인 신성솔라에너지에 대해 91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42.6%규모다. 그러나 태양전지 및 모듈 제조업체인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태양광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647억원의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신성에프에이 역시 지난해 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유비프리시젼은 계열사인 피닉스홀딩스에 115억25000만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58.3%에 해당하는 규모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생산업체인 유비프리시젼은 관리종목 대상으로 지난해 1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부실기업이다. 계열사인 피닉스홀딩스 역시 지난해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GS글로벌도 지난달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 현지법인 총 3곳에 총 1558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61.31%에 해당하는 규모다. GS글로벌의 2012 회계연도 기준 부채비율은 317%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채무보증을 받은 계열사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차입금은 채무보증을 서준 모기업과 계열사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며 “자산규모 비해 채무보증액이 과한 기업들의 경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