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박혜숙 GSK 팀장, 코미디언서 제약 영업 달인…이젠 재능기부로 ‘제3의 인생’

입력 2013-05-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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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도 사회봉사 활동도 모두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 제3의 인생 도전

▲박혜숙 GSK 팀장
“30대에 회사라는 곳에서 조직과 나의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살았다면 40대엔 내가 갖고 있고 지금까지 얻은 재능을 아프리카에서 기부하며 살고 싶습니다.”

2000년 밀레니엄으로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던 그 이듬해 개그맨에서 제약사 영업직원으로 제2의 인생을 택한 박혜숙(39·사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코리아(GSK) 교육팀장. 당시 그녀의 새로운 삶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언론의 인터뷰가 이어졌고 그는 보란 듯이 성공을 이어갔다. 1억원을 훌쩍 넘는 고액 연봉자 대열에 들어섰고 개인적으로 GSK의 영업 최고직인 세일즈 디렉터를 목표로 삼을 정도로 ‘영업의 달인’ 소리를 들었다.

그랬던 그가 제약 영업 13년 만에 다시 제3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돈과 명예를 뒤로하고 지구 반대편의 오지 아프리카에서의 사회봉사 활동을 새로운 인생의 목표로 잡은 것이다.

왜 하필 아프리카일까? 궁금했다. 안정된 직장과 가정, 모든 게 풍요로울 것 같은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을 각오를 하게 된 건 ‘가나’에서의 인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가 몸담고 있는 GSK는 2009년 ‘PULSE’라는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 세계 GSK 11만4000여명의 직원 중 93명만을 선발하는데 박 팀장이 한국인 최초, 아시아에서도 유일하게 뽑힌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나에 도착해 한 일은 지역사회 건강 도우미 역할이었어요. 지역사회 구성원의 건강을 도와주는 역할인데 저는 주민들 교육을 맡았어요.”

박 팀장은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봤다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데 그곳 사람들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최고의 행복을 느꼈다.

“문화적 혜택이라곤 전혀 누릴 수 없는 곳에서 6개월 동안 말라리아에 시달리는 등 온갖 고생을 다 했지만 내가 갖고 있는 걸 그곳 사람들을 위해 썼을 때 무한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동안 돈과 명예만을 좇았던 나의 지난날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능기부를 통해 주변이 변하는 것을 보는 기쁨이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죠.”

그가 간 곳은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300km 떨어진 ‘본사소’ 마을이었다. 박 팀장은 이곳에서 손씻기부터 콘돔 사용법 등 건강과 관련된 교육을 담당했다. 물론 개그맨의 끼는 교육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왔다. ‘강남스타일’을 ‘가나스타일’로 바꿔 부르자 여기저기서 웃음보가 터졌다. 피임 교육 때엔 ‘콘돔 빨리 끼우기 페스티벌’을 열어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호응이 높았던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박 팀장은 개그맨 출신이다. 1997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오늘은 좋은 날’의 인기 코너였던 ‘울엄마’에 출연하며 신인상까지 탄 능력 있는 엔터테이너였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2년 반 만에 개그맨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지금도 회사에서 ‘바보짓’을 한다고 했다. ‘바보짓’에는 ‘양보’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누군가는 망가져야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기쁘지 않겠어요? 첫 번째 인생인 개그맨은 웃음을 주는 직업이었고, 사회공헌도 모두가 다 웃고 세상을 즐겁게 하는 일인데 내가 양보하고 기부해야 저도 기쁘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겠죠.”

▲지난해 6월 아프리카 가나를 찾은 박혜숙 팀장이 지역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박 팀장은 GSK의 펄스 프로그램에 한국인 최초로 선발돼 6개월 간 사회봉사 활동을 펼쳤다. (사진=GSK)
6개월의 긴 아프리카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한국에서도 봉사를 이어갔다. 주말마다 ‘밥퍼’ 활동을 하고, 7월에는 몽골로 개인 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했다. 이후에는 휴가를 내서 다시 아프리카로 갈 생각이다.

3~4년 후 그는 아프리카로 다시 나갈 계획이다. 회사에서 아프리카로 발령을 내주길 원하고 있다. 그게 안 된다면 개인적으로라도 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10년 후엔 아프리카 대가가 돼서 TV에 나올 겁니다. 3~4년 후에는 거기서 생활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아프리카의 정보를 집대성해 한국에 알릴 생각입니다. 펄스가 내 인생을 바꿨듯 제가 하는 활동과 제가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개그맨-제약회사 영업사원-사회공헌 활동가로 제3의 인생을 맞은 그는 마지막으로 인생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바꿀 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싫은 것과 못하는 것을 구별해서 못한다고 판단되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확신을 갖는 거죠. 싫은 회사를 꾹 참고 다니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아프리카를 제3의 인생으로 꼽은 것도 제가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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