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 서정순씨, 식당 수익금 전액 기부

입력 2013-05-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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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저금통 헛되지 않게 써야죠”

▲사진=연합뉴스
14년째 독지가로부터 받은 100여만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는 할머니가 화제다.

주인공은 한평생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강원 양양군의 ‘욕쟁이 할머니’ 서정순(68)씨.

낙산도립공원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씨는 지난 4일 식당을 찾아온 이름을 알 수 없는 40대 중반의 남녀 3명으로부터 작은 종이상자 하나를 건네받았다.

이들이 14년째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익명의 기부자임을 직감한 서씨는 “차라도 한잔하고 가라”고 붙잡았으나 이들은 “할머니, 건강하세요”라는 한 마디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들이 떠난 뒤 열어 본 종이상자 안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동전이 가득찬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었다.

서씨에 따르면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 기부는 지난 1999년 시작됐다.

속초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해의 5월 초 어느 날 “문을 열어 보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끊고 확인한 문 밖에는 작은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가득한 돼지저금통이 들어있었다.

그날 이후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 기부는 매년 5월 초 어버이날을 전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씨는 그동안 이들이 누군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며칠 전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식당 앞에서 이들과 마주쳐 얼굴을 알게 됐다.

1946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서씨는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파산하고 1984년 속초에 정착했다.

생활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주변에 혼자 사는 할머니들을 보살핀 것이 계기가 돼 서씨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노인들을 돕기 위한 봉사단체를 결성하고 어렵게 마련한 식당을 운영해 나오는 수익금도 전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썼다.

서씨는 “독지가의 바람대로 돼지저금통의 돈은 전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고 있다”며 “팍팍한 세상에 이런 분들이 또 어디 있겠느냐”고 고마워했다.

속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걸걸한 말투 때문에 서씨는 지역에서 ‘욕쟁이 할머니’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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