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으로 14일(현지시간)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51세) 임시 대통령이 당선됐다.
마두로는 버스 운전사에서 노조 지도자,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부통령을 거쳐 베네수엘라의 최고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사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는 고(故)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후광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차베스가 암에 걸려 사망하기까지 약 2년간 베네수엘라의 2인자였다. 차베스 대통령은 생전 일찌감치 마두로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에 1.59%포인트 차로 신승한 직후 마두로는 대통령궁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나는 용기있게 책임을 맡고자 여기에 섰다”면서 “투쟁은 계속 된다”고 선언했다.
1962년 11월2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마두로는 고등학교 졸업 뒤 공공 버스 운전자가 됐고 이후 노조 지도자로 성장했다.
쿠데타 기도로 감옥에 갇혀 있던 차베스를 지난 1993년 면회하면서 마두로의 정치인생이 막을 올렸다.
차베스 구명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마두로는 당시 차베스 법률팀을 이끌었던 변호사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결혼했다. 플로레스는 이후 베네수엘라 첫 여성 국회의장과 검찰총장에 올랐다.
마두로는 지난 1998년 차베스의 대선을 도우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지난 1999년 제헌의회 의원이 됐고 2005~06년에는 국회의장을 맡았다.
그의 정치인생에 전기가 된 것은 지난 2006년 8월 외무장관에 오르면서부터다. 마두로는 중남미 좌파를 이끌었던 차베스의 ‘입’ 역할을 했으며 지난 2010년 7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가 반군 문제로 단교하고 나서 20일 만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을 때 결정적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차베스는 지난해 10월 마두로를 부통령에 임명하면서 “버스 운전사였던 마두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라”면서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풀뿌리 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두로는 앞으로 차베스의 후광에서 벗어나 정치적 역량을 펼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재선에서 신승하면서 벌써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다. 야당 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렌스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차베스와 다른 자신의 색깔을 펼치지도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두로는 차베스 사망 이후 미국이 차베스의 암을 발병시켰다거나 미국 대사관 직원이 간첩활동을 펼쳤다는 등의 음모론을 주장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차베스를 심지어 ‘신’으로 부르고 자신은 ‘사도’로 칭하는 등 마두로만의 색깔을 보이기보다는 차베스의 후광에 기대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