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재철 이후의 MBC - 유혜은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3-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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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다. 김재철 MBC 사장이 26일 오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임시이사회에서 해임이 결정됐다. 김 사장은 1988년 방문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방문진에 의해 해고된 사장으로 기록되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을 맞이한 MBC는 사상 초유의 암흑기를 겪었다. 가장 공정해야할 언론이 앞장서서 편향적인 보도를 쏟아내는 부끄러운 행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이를 보다 못한 MBC 노조가 지난해 들고 일어난 170일에 걸친 장기 파업 이후 8명이 해고되고 200명이 넘는 이들이 정직 등 징계 처분을 받았다. 결국 현업으로 복귀하지 못한 최일구 앵커와 오상진 아나운서 등은 사직서를 내고 정든 직장을 떠나기도 했다. 40년 넘게 쌓아온 뉴스 신뢰도와 방송 공정성은 허망하게 무너졌고 시청률은 끝없이 곤두박질쳤다.

안팎에서는 김재철 시대 종식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이 떠난다고 마냥 기뻐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여우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났다’는 속담처럼 김 사장을 뛰어넘는 정부의 시녀가 MBC를 장악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MBC 사장 선임 권한을 가진 MBC의 최대 주주 방문진의 이사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방송 장악을 꿈꾸는 정치권의 검은 손길을 피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동안 방문진이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세 차례나 부결시키면서 MBC 파행을 방관했기에 걱정은 더욱 커진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방문진은 이번에야말로 방송 독립을 실현할 수 있는 차기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은 MBC 노조만의 뜻이 아니다. 공영 방송 MBC가 바로서기를 바라는 시청자와 국민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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