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e-장면]방심이 불러온 참사, 결국 우승은 박인비에게로

입력 2013-02-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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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17세 골퍼 주타누가른 다잡은 우승기회 한번의 실수로 놓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실수를 범해 박인비에게 우승을 내준 아리야 주타누가른(오른쪽)이 경기가 끝난뒤 아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골프는 18번 마지막 퍼팅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행운도 실력이다”, “역시 멘탈 스포츠의 꽃은 ‘골프’다”라는 무수한 말들이 18번 한 홀에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17세 소녀가 자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첫 승을 눈앞에 뒀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잡은 우승기회였기에 조그만 실수에도 더욱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24일(한국시간)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50만달러) 최종라운드가 열린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의 파타야 올드코스(파72·6469야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루키 아리야 주타누가른(태국)은 17번홀(파4)까지 박인비(25)에 2타 차로 앞서 나갔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안전하게 파를 지키거나 보기만 해도 첫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자국팬들의 응원을 힘에 얻은 주타누가른이 당당히 그린을 향해 걸어가던 중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티 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주타누가른이 우드를 잡고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두 번째 샷이 그린 근처 벙커 턱에 깊숙이 박히고 말았다. 상황은 불리했다. 결국 그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1벌타를 받은 뒤 벙커에서 드롭 후 4번째 샷을 이어나갔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힘이 너무 들어간 샷이었다. 그린 뒤쪽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러프로 공은 흘러갔다. 우승을 앞에 두고 소위 ‘멘탈 붕괴’가 왔다. 퍼터를 잡고 5번째 샷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짧았다. 그린에 미치지 못한 것. 가까스로 6온을 시킨 그는 1m 정도되는 더블 보기 퍼트마저 놓쳐 자국에서의 생애 첫 승에 실패했다.

막상막하의 샷대결을 펼친 박인비와 주타누가른이었지만 정신력 경쟁에서는 박인비가 완승을 했다.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4000만원)는 박인비의 차지가 됐다.

실수를 범한 18번 홀만 빼면 주타누가른은 무서운 실력을 선보였다.

12번홀(파3)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며 기적같은 홀인원을 만들며 우승에 한발짝 다가는 듯 했다. 엎치락 뒤치락하던 우승다툼에서 다시 1타 차 선두로 나선 주타누가른은 이어진 13번홀(파4) 버디로 2타 차로 달아났고 박인비가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덕에 3타 차까지 간격을 벌렸다.

주타누가른도 14번홀에서 1타를 잃어 2타 차로 좁혀지긴 했지만 15번부터 17번 홀까지 2~3m의 만만치 않은 거리의 파 퍼트를 연달아 성공하는 등 루키답지 않은 과감하고 무서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주타누가른은 구력과 관록 앞에서 쓴맛을 봐야 했다. 긴장과 흥분한 탓에 저지른 실수로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주타누가른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 미국의 '차세대 기수' 알렉시스 톰슨(18) 등과 함께 세계 여자 골프계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언니 모리야 주타누가른은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공동 1위로 통과했고, 동생 아리야 역시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퀄리파잉스쿨에 수석 합격했다.

주타누가른은 3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끝난 LET 시즌 개막전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한편 주타누가른은 28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도 초청 선수로 출전, 다시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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