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 스포츠 스타들의 심리 상담

입력 2013-01-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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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벽 야구선수 출신 조성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생을 마감함에 따라 새삼 운동 선수들에 대한 심리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육체적인 요소에 바탕을 둔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이른바 국내 4대 프로스포츠는 물론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 양궁 사격 등 각종 경기에 이르기까지 강한 체력을 필요로하지 않는 종목은 없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이 발달하고 여러 종목에 걸쳐 신기술, 신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거나 부상, 부진 등이 이어지며 최고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선수도 적지 않다. 한때 복싱, 태권도, 아마추어 레슬링 등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국은 새로운 점수 제도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해당 종목에서 크게 힘을 잃었다. 故 조성민씨 처럼 기나긴 부상과 재활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최고의 자리를 잃었을 때 선수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상상 이상이다. 운동 이외의 것들은 사실상 포기한 채 오직 한 가지 길에만 매달려 왔기에 상실감은 더 크다. 심하면 다른 일을 할수 없는 정신적 공황상태에까지 직면하기도 한다. 충분한 기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한 번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심리적부분의 영향력이 크다.

2010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를 기쁘게 했던 박태환 손연재 양학선 같은 선수들은 적절한 심리 상담을 통해 각자의 능력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국내 스포츠스타들의 심리 치료를 맡아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의 조수경 박사는“이미 미국 같은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선수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며 그들의 기량을 향상시켜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 같은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트레이닝이 아직 걸음마 상태다.

다시 故 조성민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조씨는 아마추어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며 미래가 보장된 듯 한 스타 플레이어였다. 낯선 일본 프로야구에서 성공의 길을 걷는 듯 보였지만 부상과 재활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가정사 역시 순탄치 못했다. 누구의 잘못으로 가정사가 파탄에 이르렀는가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미 어려움을 겪은 선수가 심리적으로 그 난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사전에 심리적인 상담과 치료를 병행했다면 지금 그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올림픽과 월드컵 본선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눈 앞에 둔 한국은 세계 스포츠 강국의 대열에 올라 있다. 이 수준에 걸맞도록 이제부터라도 선수의 테크니컬쪽에만 신경 쓸것이 아니라 심리치료에도 관심을 둘 일이다. 무슨 일이든지 마음이 편하고 안정돼야 잘된다. 더구나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해 있는 선수간의 기량차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경기를 앞두고 심리적으로 누가 더 안정적인 상태인가에 따라 승리여부가 갈린다.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에게 적절한 심리치료를 한다면 기록 향상은 물론 그들의 극단 선택을 사전에 막는 효과가 클 것이다. 조성민선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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