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래동에 사는 한모(20·여)씨는 요즘 출근길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영등포구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발달 장애인 고용 프로젝트’를 거쳐 새해부터 시간제 근로자로 정식 채용됐기 때문이다.
한씨는 문래 정보문화도서관에서 도서관 책 정리, 대출 반납 등의 업무를 맡았다.
한씨를 비롯한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겪고 있는 발달 장애인 5명이 영등포구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로 정식 채용됐다.
서울 영등포구는 취업이 어려운 발달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달 장애인을 채용했다고 7일 밝혔다.
구는 지난 해 10월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발달 장애인 고용 창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며 발달 장애인들이 근무하기 쉬운 업무를 찾아내 직무 진단을 시행, 엄격한 심사를 거쳐 남자 2명, 여자 3명 등 5명을 뽑았다.
선발된 발달 장애인들은 7주간 장애인 고용공단 ‘잡(job)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실무 훈련 과정과 채용 적격성 평가에 모두 통과했다.
채용된 장애인들의 연령대는 20세~25세 사이로 이들은 올해 12월 말까지 △문래 정보문화도서관 자료 정리 △영등포 푸드마켓 관리 △구청 휴게시설 (쉼터)관리 △구청 자료실 도서 정리 △공원 관리 업무 등을 맡는다.
한 달 급여는 76만원 선. 4대 보험 혜택은 물론이고 교통비와 급식비, 퇴직금이 별도로 지급된다.
조길형 구청장은 “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정직성과 성실성이 뛰어나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취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이 발표한 2011년 장애인 고용현황에 따르면 국가·공공기관·민간 등 의무고용 사업체에 채용된 11만5310명 중 발달 장애인은 5181명(4.5%)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국가·지자체·공공기관에 채용된 경우는 202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