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막바지 협상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미국 백악관과 야당인 공화당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협상에 타결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상원 소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늘리며 장기 실업수당 혜택을 연장하고 자동적인 재정지출 감축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합의가 끝나고 의회에 도착해 표결 전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표결 통과를 요청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 달러 이상과 개인 소득 4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현재의 35%에서 39.6%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들 고소득층의 자본소득과 배당에 대한 세율은 현재의 15%에서 빌 클린턴 시절과 같은 약 20%로 높아진다.
미국 정치권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부자증세를 받아들인 셈이다. 약 11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자동 감축은 2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미국 상원은 이날 밤샘 회의를 거쳐 재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조 리버먼 상원의원은 “재정절벽 합의안은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민주당 상원의원들과의 두 시간에 걸친 회동을 마치고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오늘밤 표결 결과가 아주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찰스 슈머 뉴욕 상원의원은 “사람들이 협상안을 싫어할 만한 이유가 아주 많지만 재정절벽에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인식에 거의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비록 의회는 재정절벽 마감시한을 넘기게 됐지만 1일이 휴일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합의안을 통과시킬 시간이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서의 통과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합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하원이 이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원이 이를 받아들일 지 아니면 수정할 지에 대한 결정은 하원의원 그리고 미국인들이 법안을 검토하기 전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 K&L게이츠의 메리 버크 베이커 파트너는 “법안이 2일이나 3일에 통과한다 하더라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대통령이 최종 법안에 서명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