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폭설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영광 원전 3, 5, 6호기가 가동 중단된 상황에서 때이른 한파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블랙아웃 경고등이 켜졌다.
전력거래소는 6일 오전 10시~11시께 최대 전력수요가 7390만kW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 경우 예비전력은 288만kW(3.9%)로 주의단계(200만~ 300만kW 미만)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선 공공기관 강제단전, 일부 산업체 자율절전 등이 시행된다.
이에 한국전력은 오전 9~11시 30분, 오후 5~6시30분에 주간예고 수요관리를 시행해 수요를 160만kW 감축할 계획이다. 또 구역전기사업자에게 출력 증강을 요청, 공급능력도 40만kW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오는 7일까지 한파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전력수급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폭설이 내린 지난 5일 한파까지 겹치면서 전력사용량이 급증, 예비전력이 441만kW(6.0%)까지 떨어지면서 준비단계(400만~500만kW 미만)가 발령됐다. 또 지난 4일에도 오후 5시께 예비력이 411만kW(5.6%)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로 인해 전력수급이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영광 3, 5, 6호기가 최근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블랙아웃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원전 등 발전소 1기라도 갑작스런 사고로 가동을 멈추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발전소라도 가동이 중단되면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전력당국의 발전소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올 겨울 한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다. 올 여름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10일 이상 지속되는 변칙적인 기후변화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이번 한파도 이처럼 비이상적으로 길어지게 되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동계 피크타임인 내년 1월 둘째주에 앞서 연말연초부터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한파가 예상보다 일찍 와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산업체가 쉬는 주말은 괜찮지만 다음 주 월요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최대수요 패턴과 수요치 데이터를 보고 다음주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