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주(節酒)령 떨어진 삼성…송년회 문화 확 바뀌나

입력 2012-11-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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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올해는 정말 조심해야 해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 기업들이 부서단위의 송년회 준비에 들어갔지만, 절주(節酒) 지시가 떨어진 삼성의 분위기는 남 다르다.

지난 9월부터 삼성은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 등을 위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폭음을 유발하는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를 ‘3대 음주악습’으로 규정해 금지시켰고, 심지어 과도한 건배구호 제창도 지양하라는 주문도 내려왔다.

한가지 술로 1차만, 9시 전에 끝내는 ‘119문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는 것과 더불어, 밤 9시 이후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공공연한 불문율이 됐다. 일부 계열사에서는 과거와 같이 저녁 늦게 술을 먹는 구습이 남아있는지, 회사 주변 술집을 돌며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절주 캠페인을 시작한지 불과 몇 달 안됐는데 밤 9시 넘어 법인카드를 쓸 경우 좋게 보일리 있겠냐”며 “인사철도 앞뒀는데 작은 것도 안지키는 부서장으로 소문날까봐 조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측은 “일부에서 삼성이 일부 계열사의 밤 10시 이후 법인카드 결제를 막았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사용 금지를 강제한 바도 없다 ”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말이 나오는 것도 절주 캠페인이 본격화되면서 임직원들이 밤 늦게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데 부담감을 가졌기 때문 아니겠냐”며 “음주 문화가 과거와 달리 확연히 바뀌고 있는 것이 체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송년회 문화도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은 과거에도 술보다는 부서간 화합을 위한 의미있는 행사를 권장해 왔다. 사실 작년 만 해도 자리를 바꿔 술을 하는 2차 문화는 상당수 존재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예 술이 없는 송년회가 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 과거 회식이나 송년회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색다른 음식점이나 이색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음식이나 문화를 체험하며 새로운 경험을 함께 나누는 풍토”라며 “특히 기존 회식문화에 거부감이 있는 젊은 직원과 여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003년부터 부서 당 한명씩 배치된 GWP(일하기 좋은 기업) 담당자들이 이같은 문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각 부서에서 △맛깔스러운 음식점을 찾아가는 맛집투어형 △영화·공연들을 위주로 한 문화생활형 △볼링·등산 등 스포츠를 위주로 한 취미활형 △도자기를 빚거나, 요리를 만들어 보는 체험형 등의 다양한 방식의 송년회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삼성딜라이트 체험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퀴즈대회를 여는 송년회를 준비 중”이라며 “얼마 전 회식 대신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체험도 한 적이 있는 데 호응이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 2달여 간 삼성은 사내 그룹웨어인 마이싱글을 통한 음주문화 계도와 임직원들의 절주 아이디어를 받아왔다. 특히 송년회 시즌을 앞두고 이같은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강화, 술을 멀리하는 기업문화를 확고히 정착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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