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막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6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하원 원내대표·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정부 지출 자동 감축 및 세금 인상으로 인한 재정 절벽을 막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모두 세제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부자 증세’를 놓고 의견 차가 심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오바마 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고문은 11일 CBS 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은 연소득 25만달러 이상의 최상위 계층에 대한 증세가 포함되지 않은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60% 안팎의 국민이 세금 현안에서 대통령 입장에 찬성한다”며 “오바마가 재선된 것은 많은 국민이 오바마 편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에서 오바마와 정면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너 하원의장은 백악관 성명 발표 이후 “대상이 누구이건 세금을 올리는 것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역량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런 계획은 하원은 물론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원에서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에 상원 과반 의석을 내줬지만 하원을 장악해 오바마의 각종 정책 추진을 견제하거나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이다.
※재정절벽(fiscal cliff)
올해 연말 감세안이 종료되고 재정지출 삭감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정부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등으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