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대변되는 배우 하지원이 카메라 밖에 열정을 쏟아냈다. 연기가 아닌 글로 인간 하지원을 소박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한 이야기, 책 ‘지금 이 순간’을 통해서다.
하지원이 6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출판간담회를 열었다. 영화나 드라마 현장에서와 달리 떨리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 그녀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던 중 잠시 숨을 고르더니 “너무 떨려요”라며 속내를 드러낸다. 떨림, 하지원이 자신의 책 ‘지금 이 순간’을 소개하기 위해 나서서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은 2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탄생한 하지원의 첫 책이다. 글부터 구성, 사진, 지질, 판형, 디자인, 색상 하나까지 꼼꼼하게 하지원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데뷔 전 꿈이 배우였다는 사실도 말하지 못하던 소심한 소녀 하지원에서부터 백 번에 거쳐 오디션에 낙방해도 도전하던 연기자 지망생, 연기자가 된 후 매 작품에 열정을 쏟아내는 명배우까지. 이 한 권에 책에 하지원의 꿈과 행복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책을 소개하던 하지원은 원고 작업을 하던 때를 떠올리다 문득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원은 “책을 쓰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매 촬영 현장에서는 항상 힘들고 정신이 없기 때문에 그냥 흘려보냈던 일들이 나에게 무척 소중하더라고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위 사람들부터 내가 사랑하는 작품까지 모두 그 순간이 소중했어요”라고 말한다. 더불어 “내 꿈은 지금도 더 멋진 배우가 되는 거예요. 더 멋진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 하지원의 일상이 즐겁고 행복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래서 지금은 내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지 찾아가는 중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책 출판 제의를 받았을 때 5~6번에 거쳐 거절을 했던 그녀다. 연기적으로 더 훌륭한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감히 자신이 이름을 걸고 책을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주위 반응은 달랐다. “데뷔 13년 동안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용기를 냈다”는 그녀는 이 책을 통해 후배 연기자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배우 하지원이 13년 동안 어떻게 연기 생활을 해왔는지를 보면서 꿈을 키우는 후배들이 있다면 만족한다.
“욕심을 조금 더 부린다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이 하지원의 책을 보면서 희망을 키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 부끄럽지만 딱 그만큼이 이 책의 저자로서 내가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