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김창남 경희대 교수 "선거캠페인에 활력 불어넣자"

입력 2012-11-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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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과 인간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은 삶의 가치를 부정하고 주어진 삶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삶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삶의 과정에서 부딪치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크게 자연과 인간 사이에 발생하는 자연문제와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발생하는 인간문제로 나눌 수 있다.

자연문제의 해결은 기본적으로 자연과학의 몫이다. 실제로 그 동안 자연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최저생활을 위협하는 자연문제들은 많이 해결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 즉 인간문제는 인간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광범위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 다른 집단, 또는 다른 나라에 대한 설득행위를 수반하게 되는데, 바로 이 과정을 캠페인이라고 일컫는다. 다시 말해서 캠페인이란 우리 인간이 삶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설득커뮤니케이션행위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정치·사회캠페인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된다. 보수·진보와 같은 이념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이념캠페인, 선교를 위한 종교캠페인이 있는가 하면, 부정부패추방캠페인, 환경보호캠페인, 청소년보호캠페인, 불우이웃돕기캠페인과 같은 사회캠페인이 있고, 기업의 영리를 위한 상품광고캠페인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전개되는 수많은 캠페인들은 캠페인의 주체, 객체, 메시지, 그리고 기대하는 결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다양하고 복잡하게 보이는 캠페인들도 모두 캠페인의 주체가 캠페인의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여 원하는 결과를 획득하기 위한「메시지설득커뮤니케이션」행위라는 근본원리는 같으며, 인간문제의 해결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 사회의 수많은 캠페인 중에서 특히 선거캠페인이란 우리 인간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인간문제의 하나인 선거정치에 개입하는 캠페인이다. 그리고 선거캠페인은 선거라는 정치행위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전제이기 때 문에 그 어떤 캠페인보다도 현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선거캠페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민주정치과정을 풍성하게 한다. 첫째, 선거캠페인은 정당과 정치인들이 잠재적인 투표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공식적이고 집중적인 시간을 제공한다.

둘째, 선거캠페인은 정치후보자들과 정당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책적인 토론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이다.

셋째, 선거캠페인은 정치후보자들이 그들의 능력과 자질을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내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선거캠페인은 정치후보자들이 다양한 정치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여 설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집중적이고 강렬한 선거캠페인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은 누구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정치권력을 위탁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갖게 된다.

사실 국가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선거캠페인 기간만큼 광범위하고 강렬하게 전개되는 경우는 평소에 흔치 않다. 건강한 토론이 활성화되지 않은 사회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

정치관련 토론을 활짝 펼치게 하는 선거캠페인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정치적인 토론이 활기차고 집중적으로 전개될 수 있게 하는 공식적인 장(場)으로서의 선거캠페인이야말로 국민과 정부를 끈끈하게 연결하는 가교(架橋)이며, 대의민주주의의 이룩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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