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재벌 때리기’ 시작됐다

입력 2012-10-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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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벌개혁 구체방안 발표…안철수도 오늘 경제민주화 방향 제시

대통령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후보들의 표 얻기 위한 재벌 때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1일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도 12일과 14일 재벌개혁의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문 후보는 재벌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참여정부의 재벌개혁이 미흡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두벌 실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벌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는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혁을 첫 과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신규 순환출자를 즉시 금지하고 기존 출자분은 3년의 유예기간을 줘 자율적으로 해소토록 할 계획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또 10대 대기업 집단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하고, 지주회사 제도의경우 부채비율 하향조정, 자회사와 손자회사 소유지분 상향조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사가 재벌의 사금고화가 되지 않도록 금산분리 원칙도 강화키로 했다.

문 후보는 재벌 총수일가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도 강력하게 규제할 뜻을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부당지원으로 손해를 본 계열사는 물론 이득을 본 계열사에도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이익을 얻은 총수일가에 대한 과세가 엄정하게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소액주주 피해 방지를 위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등 내부 견제장치 강화와 ‘3배 배상제’, ‘전속고발권 폐지와 집단소송제 도입’ 등도 내놨다.

안철수 후보도 12일과 14일에 걸쳐 캠프에서 마련 중인 경제민주화 방안의 큰틀을 제시하면서 재벌개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예정이다. 문 후보의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응답의 성격도 있다.

안 후보 캠프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는 14일 안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큰 주제를 제시하고 이중 재벌개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내놓은 재벌정책 내용보다 센 것도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수위가 낮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문 후보가 제시한 정책은 하나도 빠짐없이 필요한 것들”이라면서도 “계열분리 청구제 같은 정책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순환출자금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순환출자 금지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고, 해소할 것이냐 매각할 것이냐 하는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문 후보측 안보다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 후보 캠프 경제민주화 좌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이날 통화에서 “모든 재벌에 순환출자 문제가 있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당장 문제가 될 재벌은 몇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재벌개혁 관련 정책 발표를 시작으로 골목상권 침해, 일감몰아주기, 비정규직 문제 등 경제민주화 이슈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경제민주화 법안 두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밝힌 법안은 순환출자금지와 금산분리 강화 관련 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대기업정책을 경제논리가 아닌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선거일이 다가올 수록 재벌때리기가 강화되지 않을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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