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금 수술중]신성장 명분 부실기업 인수…시너지효과 애초에 없었다

입력 2012-10-11 11:37 수정 2012-10-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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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포스코 신규 편입사 재무분석 해보니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3년 동안 포스코 그룹(이하 포스코)이 늘린 계열사는 회사로서 존립 가치가 없는 곳이 상당수에 달한다. 인수 당시에는 신성장동력 확충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계열사 편입의 시너지효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적자계열사를 인수하고 엄청난 규모의 부채까지 끌어안아 포스코 전체 재무구조 악화의 주요인만 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계열사도 대부분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공정위의 부당 내부거래 집중 점검 대상이다. 특히 인수 직후 해당 기업 대표가 구속되는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도 있어 인수과정에 외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은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2009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늘린 신규 계열사 41개중 업종별로는 철강사업 지원 등 서비스업이 10개로 가장 많고 금속 제조업이 8개, 폐기물 등 환경업종 5개, 부동산업 4개, 비금속 광물제조업 3개 등이다. 계열편입 41개사중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기업이 11개사에 달하며 리코금속의 부채비율은 무려 1094%다. 자본잠식 상태 기업도 계열사 편입기업의 절반에 이르러 도대체 왜 인수했는지 의혹이다.

대표적인 부실사 인수사례는 석유화학 설비 제조업체인 성진지오텍이다. 포스코는 2010년 만성적자로 존폐위기에 놓였던 성진지오텍을 인수했다. 인수 직전 사업연도인 2009년 이 회사의 순손실은 63억원이었는데 포스코가 인수한 이후 적자폭이 160억(2010년), 591억원(2011년)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이 회사의 경우 포스코가 인수한 직후 대표가 구속 돼 당시에도 인수 의도를 놓고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성진지오텍은 현재 포스코 플랜텍과의 통폐합 대상으로 올라 통합 공장 소재지를 놓고 울산과 포항지역 주민들간 지역갈등만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포스하이메탈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했지만 순손실 규모는 2010년 57억원에서 2011년 298억원으로 늘어난 실정이다. 포스코엘이디도 그룹 계열사들의 매출 지원에도 불구하고 순손실 규모는 17억원(2010년)에서 53억원 으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적자폭도 2008년 307억원에서 지난해말 현재 2055억원으로 6배가량 급증했다. 그나마 흑자를 내고 있는 신규 계열사의 대부분이 순이익도 내부거래를 통해서다. 신규 계열사 중 가장 많은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순이익은 1600억원으로 전년도 22억과 비교해 70배가 늘었다. 게다가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3년간 급격한 외형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매출 규모를 보면 2009년 11조1479억원, 2010년 15조6720억원, 2011년 18조7585억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순이익과 외형성장은 모두 포스코와 계열사의 내부거래 급증에 따른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와 계열사(대우인터내셔널 자회사 제외)의 내부거래(매출과 매입) 규모는 2009년 951억원, 2010년 1조1720억원, 2011년 5조5378억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 대부분은 구매대행 형태의 무역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와 계열사들이 철강재 등 제품 판매와 구입을 몰아주면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과 순이익도 덩달아 오르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순이익을 남기고 있는 다른 신규 계열사 16곳 중 8곳도 내부거래 비중이 70~1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 인수후 부당내부거래 사실이 적발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계열사간 거래상황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특히 지난 3년사이 계열사를 무분별하게 늘리는 과정에서 포스메이트인슈어 보험중개라는 금융회사 등 비연관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당국의 감독에서 벗어난 틈을 타 문어발 그룹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사를 늘리면서 부실만 키운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는 없다”며 "포트폴리오(계열사 사업구조) 문제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능력에 대해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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