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이 2년여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타결된 한국과 미국 간 미사일 협상에 대해 관심있게 보도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별다른 논평은 하지 않았으나 오랜 협상 끝에 마무리된 이번 합의로 한국군의 대북 억지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날 ‘미국,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에 동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미국은 한국이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사일 사거리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미사일 탑재 중량도 높일 수 있도록 동의했다면서 무인정찰기에도 첨단 장비와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양국은 2년여 간의 협상에 마침표를 찍고, 7일 ‘미사일 정책 선언’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사일 지침을 공식 발표했다. 양국 간 미사일 지침이 개정된 것은 11년 만이다.
새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최고 800㎞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어 북한 전역을 공격목표로 할 수 있다. 탄두의 중량은 500㎏을 넘지 못하지만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의 경우 최고 2t의 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또 미래전의 핵심인 무인기(UAV) 개발과 관련해 500㎏에 불과했던 탑재 중량을 최대 2.5t까지 늘리고, 정찰용 뿐만 아니라 공격용 무인기까지 개발이 가능토록 합의했다.
북한의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달라진 안보 현실을 감안하면 미흡하지만 국제 정치의 현실을 고려할 때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의 성과는 거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WSJ도 이날 한·미 양국간 미사일 사거리 연장 소식을 전하고 이번 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적인 압박이 있은 지 1년 만에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합의로 한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 위협에 대응해 강력한 미사일 기술을 개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수년간 한국의 보수 진영에서는 사거리 연장을 주장했으나 미국 등은 군비경쟁을 막으려 했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협정에 따라 한국은 북한의 최북단 지역은 물론 중국의 일부 지역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CNN방송도 “이번 협정으로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는 북한의 북쪽 지역을 포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의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