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졌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양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임원급 성비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여성의 능력이 남성과 동등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남녀의 임원 진출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기준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이사회 의장이 여성인 기업의 비율은 4%로 1997년의 3.7%에서 0.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2010년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은 5.6%에 머물렀다.
민간기업에서 이사회 의장이 여성인 경우는 5.4%에 머물렀다.
국영기업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민간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이사로 참여한 비율은 13.7%를, 국영기업에서는 10%를 기록했다.
중국 재계에서 남녀 성비의 불균형은 CEO 급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민간기업에서 여성 CEO의 비율은 1997년 5.1%에서 2010년 8.2%로 뛰었지만 국영기업에서는 같은 기간 4.3%에서 3.6%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같은 차이는 민간기업에서 기업 소유자인 부친이 물러나면 딸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 교수는 “민간기업의 여성 CEO 비율이 높은 것은 대다수의 가족기업에서 아버지가 물러나면 딸들에게 ‘빠른 길’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며 “임원 승계와 관련해 이같은 토너먼트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재계에서의 여권 신장이 제한되고 있지만 주요2국(G2)의 경쟁국인 미국보다는 낫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미국 재계에서 여성들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의 4%에 비해 1.4%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유리천장(Glass Ceiling)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970년 만들어낸 신조어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