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극우 인사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일본 제1 야당인 자민당이 새 총재로 선출됐다.
2007년 9월 사임한 지 5년 만에 총리직에 재도전하게 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정조회장과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
아베 전 총리의 귀환은 동북아시아 정세의 격변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민당이 헌법 개정 등을 주장하는 그의 극우 성향을 이용해 정권 탈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도와 댜오위다오(일본명은 센카쿠열도) 등 영유권을 둘러싼 인근 국가와의 긴장감을 여론을 자극하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신임 총재는 전쟁 포기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9조를 고쳐 군사 강국의 길을 트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또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재임 시절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못한 것은 ‘천추의 한’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총리 재임 시절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에 반드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전 총리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 이른바 ‘고노 담화’에 대신하는 정부의 입장을 내놓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일본의 역대 정권이 인정해온 고노 담화를 폐기할 경우 한일 외교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할 경우 일본 정치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보수·우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 초반 열세를 면치 못하던 아베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 발언, 중국의 댜오위다오 분쟁에 대한 일본 내 보수 여론이 거세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