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효진 산업1부 기자 "또 제 식구 배만 불린 대기업"

입력 2012-09-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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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규제, 금산분리를 앞세운 경제민주화 광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정작 재계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이제는 사라졌다. 대중도 더 이상 재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주에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모두발언 시간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제외한 4단체장들은 경제민주화란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도 않았다.

다만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제도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된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경제민주화 반대 의견을 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허창수 회장이나 간담회 직전 “경제민주화 논쟁보다 경제살리기에 힘쓰라”고 직언했던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반대에 따른 역효과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그들 나름의 대처법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도 더 이상 재벌들의 경제민주화 반대 논리를 펼칠 수 없게 만들었다. 46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금액은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금액으로는 41조원에 달한다.

내부거래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 충격은 더 컸다. 앞에서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앓는 시늉을 하더니 뒤에서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제 식구 배 만 불리고 있다.

얼마 전 만난 모 대기업 관계자는 “전자소재는 90% 이상을 계열사에 납품하고 있어서 수출은 거의 안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첨단전자재료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해외진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이러니 하루빨리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설득력을 얻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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