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차별화 선도 업체가 게임의 룰을 지배한다"

입력 2012-08-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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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종일 A사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오는 길입니다. 잘하지 않으면 삼성·샤프 등 경쟁사들에게 뺏길 수 있고 또 우리가 뺏을 수도 있죠.”

지난 22일 여의도 트윈타워의 한 중식당에서 만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첫 마디부터 위기의식을 담았다. 적자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이사를 맡은 고민도 엿보였다.

◇위기의 LGD를 구하라= 지난해 말 TV사업부장에서 대표이사로 자리에 옮긴 한상범 부사장은 그간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대표이사를 맡은 후 4~5개월은 내부 살림을 돌보는 데 시간을 쏟았고, 5월 초 조직개편 이후에는 해외 출장을 통해 거래업체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CEO를 맡으면서 여러가지 고민도 하고 내부 살림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후 일본과 대만의 여러 고객사를 둘러봤고, 7월 초에는 미국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한 대표는 대표이사를 맡자마자 위기를 겪었다. 지난 1월 초 애플에 납품하던 디스플레이의 품질 문제가 터진 것.

그는 “시행착오를 겪은 건 사실이었다.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면 큰일 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애플을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공급을 중지시켰다”며 “3월 부터는 제대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전 모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시장에서 굉장히 빨리 가는 편입니다. 빨리 가다 보니 어려운 기술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 쪽도 세트 입장에선 시행착오를 겪고, 우리도 패널 공급업체 입장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거죠. 안하던 기술을 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애플과 함께 일을 해나가면서 우리 엔지니어들이 존경스러울 때가 있죠.”

◇소통의 LGD 만들자= 한 대표는 소통을 중요시 한다. 할 말은 하고 살자는 게 그의 신조다. 물론 겸손함을 갖춘 ‘할 말’이다.

그는 “서로 서로 들어주고 배려해주자고 얘기한다”며 “장비업체나 재료업체와 대화할 때도 항상 겸손한 자세로 들어주고 대화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한다.

한 대표는 이어 “소통하는 열린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기 것만 보지 말고 남들 것도 보라고 강조한다.

“본인만 잘해서는 안됩니다. 전체가 합쳐져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는거죠. 임직원들에게 본인 최적화만 하지말고 전체 최적화 측면에서 항상 고민해 달라고 주문합니다.”

한 부사장은 사업부장 출신이다. 사업부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한 이후 어떤 변화가 가장 컸을까. 이 질문에 가장 현실적은 답변이 돌아왔다. 바로 돈 문제다.

“그 동안은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제는 요청을 받는다는 점이 크게 바뀐거죠.”(웃음)

그는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안할 수 없지만, 가장 고민스러운 것도 바로 투자”라며 “얼마나 (투자를)스마트하게 하느냐, 미래 준비를 위해 필요한 분야에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별화 제품으로 미래 대비= LG디스플레이는 미래를 위한 차별화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기존 LCD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도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 대표는 “2~3년 후 차별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가지 큰 그림을 그려보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실력을 밑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범용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사업을 과감하게 줄일 것”이라며 “모니터는 하이엔드 제품인 광시야각기술(IPS) 제품 위주로 하고 노트북도 IPS로 차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2017~2018년 쯤 되면 영화 아바타에 나온 것 같은 투명디스플레이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차별화 기술을 얼마나 선도해 나가냐에 따라 디스플레이업계 게임의 룰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OLED TV에 대한 준비상황도 밝혔다.

그는 “OLED는 결국 신뢰성과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의 비율, 생산효율성)의 싸움이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게 터져나오는 등 고비의 고비”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올해 안에 어쨋든 OLED TV를 출시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오는 2016년께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한 대표는 “오는 2015년에 기존 팹을 전환해 생산 능력을 늘려갈 것”이라며 “2016년부터 OLED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7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 준비도 중요하지만 당면 과제는 바로 돈 버는 문제다.

“지난 4월부터 흑자전환했지만, 담합 소송 충당금으로 인해 2분기 적자를 봤습니다. 3분기는 2분기 보다 더 좋아질 것입니다. 조심스레 흑자를 예상한 발언이다. 한 대표는 이어 “4분기를 어떻게 선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해 “공급초과가 여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무조건 패널을 만들어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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