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화장품 만든다고? “이미 2007년 나왔다 상용화 실패”

입력 2012-08-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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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해양경찰들이 뜰채로 건진 해파리(사진=연합뉴스)
해파리 피해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해파리 화장품 대책은 이미 상용화에 실패했던 ‘묘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은 최근 해파리로 인한 사망사고 등 피해가 발생하자 지난 21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해파리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화장품 제조 의사를 밝혔다. 또 농식품부 관계자 역시 “국립수산과학원에 해파리 화장품 개발을 의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하며 예산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수장인 장관과 해당과 담당자의 답변은 해파리 화장품 개발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은 즉답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해파리 화장품은 2007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개발이 완료됐다가 해파리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한 제품이다. 즉 6년 전 개발이 완료돼 상품화에 실패한 대책을 새로운 해결책 처럼 재탕한 것에 불과했다.

농식품부가 해파리 화장품 개발을 들고나오자 이미 개발까지 마쳤던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과원 관계자는 “해파리 화장품은 이미 2007년 개발이 완료돼 시제품까지 출시했지만 여름철에만 잡히는 해파리 특성상 겨울에는 화장품 원료 수급이 어려워 상품화를 포기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또 “해파리에서 콜라겐을 분리하는 기술은 이미 여러 방법이 나와 있기 때문에 화장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한 두달이면 만들 수 있겠지만 이후 상품화가 되기까지는 해파리 수급 해결과 유통 기업 섭외 등은 농식품부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파리 쏘임으로 8세 어린이가 사망하고, 어민들의 조업 피해가 수 백억원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특단의 조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또 해파리 화장품에 대해 화장품 제조사들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는 해파리 화장품에 대해 묻자 “크게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고,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파리 화장품은 처음 들어 보는 것”이라며 “호기심은 가지만 원료수급 등의 문제를 껴안고 제품을 출시할만한 이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03년 국립수산과학원과 불가사리 화장품을 공동 개발한 한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 역시 “당시 불가사리와 해파리를 두고 고민했지만, 해파리는 독소가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돼 불가사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수과원에서 불가사리, 해조 등 화장품을 개발하던 연구팀은 이미 지난 2009년 해체돼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화장품 개발을 할 수 있는 팀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해파리 화장품을 다시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과원 조직 개편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시제품까지 출시됐다가 여름철에만 잡히는 해파리 수급 문제 때문에 화장품으로의 상용화를 포기했지만 농식품부는 올해 3년간 6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파리 화장품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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