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정치테마주가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시장 전반에 불던 테마주 광풍은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대선 주자들이 출마선언 등 구체적인 행보를 보일 때마다 관련주들은 어김없이 달아올랐다.
유럽 등 대외요인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증시, 개인투자자들을 유인해 크게 한몫 챙기려는 세력과 테마주의 거품을 알면서도 '대박'에 눈이 멀어 뛰어드는 개미들이 만들어낼 테마주 광풍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은 140여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종목 1868개의 8%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치테마주의 숫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빠르게 불어났고 올해 4월 총선이 치뤄질 때까지 과열 양상이 지속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분석을 포기하고 관련주로 분류된 회사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최근엔 증시 전반에 나타난 테마주 과열 현상은 잦아 들었다. 대신 개별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산발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이 모두 출마선언을 하고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국내 증시는 다시 한번 테마주 광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보다 대통령이 바뀌는 대선의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선이 다가오면서 테마주가 이전보다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후보가 압축되면서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박근혜 의원과 문재인 의원의 대결구도로 압축되면서 관련종목들의 급등락 현상이 더욱 두드졌다.
정치 테마주들은 단기 급등 후에 급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주가가 하락은 정치인의 당선 여부와는 관계없이 나타난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테마주 이화공영이 대표적 사례다.
이화공영은 2007년 8월 2600원에서 4개월만에 6만7400원으로 뛰어올랐다. 상승률은 2492.3%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인 그해 연말 주가는 1만5900원으로 추락했다. 2012년 7월4일 현재 주가는 2820원이다. 2000%가 넘는 상승률은 거품이었던 것이다.
최근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도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확률이 높다.
박근혜·안철수·문재인 테마주는 현재 연초 고점 대비 평균 30~50% 가량 주가가 하락했지만 향후 거품이 더 커졌다가 갑자기 꺼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테마주 거품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테마주 주가는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주가지수가 30% 수준의 변동폭을 보일때 154% 변동폭을 나타내며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일반주와 비교해 주가가 50% 가량 고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테마주특별조사반을 설치하고 현재 다수의 테마주에 대한 기획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