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귀여운 5인조 걸그룹 부탁해" 에이전시가 떴다

입력 2012-06-15 12:55 수정 2012-06-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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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중소 연예기획사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가요 매니지먼트 업계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문 에이전시의 등장이다. 이런 에이전시는 길거리 캐스팅 및 실용음악학원 그리고 기획사의 중간 개념이다. 이들은 연습생들의 ‘인큐베이팅’(Incubating)도 대행한다. 그동안 대형 소속사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이 같은 시스템이 이들 에이전시에 의해 보다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중소기획사의 동반자?…에이전시의 실체

최근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 3’ 우승자 울랄라세션을 비롯해 버스커버스커 등 본선진출자들의 소속사 선정이 시작됐다. CJ E&M 측 인큐베이팅 기간이 오는 30일로 만료됨에 따라 새 둥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담당 소속사가 없는 ‘슈퍼스타 K’ 출신들은 소속사 전속 계약 전까지 CJ E&M의 도움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CJ E&M의 역할이 바로 가요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큐베이팅 전문 에이전시의 그것이다.

에이전시는 소속사가 직접 오디션에 나서는 수고를 덜어주는 조력자 역할이다. 해당 소속사에서 ‘귀여운 콘셉트의 5인조 걸그룹을 데뷔시키고 싶다’는 식의 요청을 하면 이 콘셉트에 맞는 에이전시 연습생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소속사의 초기 투자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이미 해외 가요계에선 자리가 잡힌 상태다. 국내에서도 연예계가 아닌 여타 업계에선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국내 가요계에선 현재까지 전문 에이전시는 단 한 곳이다. 또한 전 멤버가 에이전시를 통해 데뷔한 걸 그룹도 단 한 그룹이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탓이다.

‘다년간의 연습생 생활=탄탄한 실력파’란 공식이 자리매김한 현 가요계에서 에이전시 출신은 일종의 특기생이다. 장점만큼 단점도 많다. GP엔터테인먼트 신인기획팀 김태완 실장은 “에이전시를 통할 경우, 최대 단점은 해당 지망생의 성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추후 활동을 하는데 회사와 가수, 쌍방간 이해도는 중요한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에이전시를 반신반의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요계에서 인큐베이팅 전문 에이전시는 시작단계다. 중소 규모 소속사에게 에이전시는 더없는 조력자다. 때문에 업계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중론이다. 김 실장은 “국내에서 가수 헤드헌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가 많지 않다. 현재는 오디션, 헤드헌팅 전문가 등 다양한 루트로 연습생을 모은다”면서 “에이전시가 업계에 입지를 다진다면 중소기획사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수익률 맞추기 위해 제작사 전향 고심

‘빛 좋은 개살구.’ 최근 매니지먼트업계 근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 딱 들어맞는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스타 몸값에 비해 해당 소속사는 치솟는 물가, 임금 상승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한다. 스타들의 화려한 이면에 그들을 매만지고 다듬어주는 매니지먼트사들은 정작 침체 일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업계 변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스타를 위한, 스타에 의해 운영되는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제 손으로 만들어 생산성을 낳는 제작사로 전향하는 추세다.

임성한 작가 드라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L여배우의 소속사 역시 제작사 전환을 기획 중이다. 이 소속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제작사가 오픈되도록 기획 중이다”며 “현재 동업자 두 명과 상의 중이다. 드라마를 주로 제작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른바 스타 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몸값은 무시할 수 없고, 물가는 오를 데로 오르고, 그렇다보니 배우와 소속사 간의 수익 그래프 곡선이 동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작사 전환 이유를 전했다.

또 다른 중소 매니지먼트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유명 여배우의 일만 도맡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 2명, 대표, 소속 연예인 1명뿐이다.

대표는 “예를 들어 한 작품이 끝난 후 40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였을 때, 직원 임금, 각종 세금 제하면 1000만원이 남는다. 이럴 경우 저보다 스타를 먼저 챙겨야 하는 의무로 남은 수익은 고스란히 배우에게 준다. 어쩔 때는 제 때 못 주는 경우도 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처럼 배우들의 행보와 매니지먼트사의 수익률이 반비례 양상을 나타내며 매니지먼트 시장이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 기획사도 예외는 아니다. 한 유명 기획사 실장은 “저희 같은 경우 가수, 배우를 모두 관리하지만, 배우 담당은 타 중소 소속사와 별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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