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명품 화려함 뒤에 감춰진 노동착취

입력 2012-05-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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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사회생활부 기자

루이비통은 화려하다. 백화점 명당 자리에서 루이비통을 소개하는 그녀들의 웃음은 더욱 화려하다. 하지만 그것은 명품의 화려한 ‘화장발’에 불과했던 것일까.

글로벌 명품 유통업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63)이 방한한 지난 17일 그녀들이 거리로 나왔다. 백화점 140개 매장에서 일하는 크리스챤 디올, 겔랑, 메이크업 포에버 등을 보유한 LVMH(루이비통모엣헤네시) P&C(화장품·향수부문) 한국판매법인의 판매 직원 200여명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판매법인 앞 건물에서 집단 시위를 벌였다.

두꺼운 화장으로 미소를 짓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렸고 단정한 유니폼 대신에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 조끼를 입었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바로 월급 때문이다. 남들의 시선에서는‘명품’을 다루는 화려한 일자리였지만 그들이 까발린 실상은 전혀 달랐다.

그들이 일주일에 서서 50시간 일하면 받는 기본 월급은 100만원 남짓. 100만원으로는 이들이 판매하는 수입 브랜드의 영양크림 한두개 정도 밖에 살 수 없다. 나머지는 성과급으로 충당하지만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은 만만치 않다.

LVMH P&C 노조는 올해 들어 사측과 11차례의 기본급 인상 협상을 벌였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노조 측은 임금 6% 인상안을 내놓고 있지만 사측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는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집단 시위밖에 없었다. ‘우리를 좀 봐달라’며 거리로 나온 첫날인 17일 한국을 찾은 아르노 회장 일정에는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를 챙기거나 근무 환경 등을 둘러보는 등의 일은 없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며 환담을 나눈 뒤 곧바로 당일 출국했다. 고급스러운 매장과 화려한 쇼윈도, ‘명품의 화장발’속에 감쳐진 노동착취의 악취가 진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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