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평가대상 기업 선정에서부터 평가방법과 배점 비율 등 어느 것 하나 납득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들 뿐이다. 하위평가 기업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노골적인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날 저녁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그대로 반영됐다.
개선 등급을 받은 STX그룹의 강덕수 회장을 중심으로 동반성장위원회 성토장 분위기였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유장희 신임 동반성장위원장과 만나 유감을 전달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업종간 차이와 호황·불황 업종의 차이를 무시했다며 자금 지원 규모가 등급을 결정하는 잣대가 됐다는 우회적 비난을 쏟아냈다. 판로 개척과 경영기법 전수 등은 전체 배점의 5%도 채 되지 않아 사실상 돈이 등급 결정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지적처럼 현금결제비율도 지수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오직 지원 규모의 많고 적음이 가장 중요했을 뿐이다.
실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차지했다. 4개 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6개 기업 중 5개사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계열사다.
반면 불황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조선·중공업 관련 기업들은 최하위 등급인 ‘개선’ 7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해당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항목 중 가장 문제점을 드러낸 대목이 자금지원 부분”이라며 “자금지원 부분에서 만점이 되려면 국내 매출액의 0.6%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0.6%는 기업 법인세의 50% 수준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돈으로 등급을 매기는 평가는 납득할 수 없다.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SK식 동반성장 모델의 의미를 동반성장위원회는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