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100년 자존심 대만에 팔았다

입력 2012-03-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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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파나소닉에 이어 샤프까지…일본 기술 잇따라 중국행 패인은 기술 진화에 비해 열악한 자본력

100년 전통의 일본 샤프가 대주주 자리를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에 넘겨주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일본 전자업계의 무기력함을 보여줬다.

샤프는 27일(현지시간) 혼하이정밀공업과 자본·업무 제휴를 맺고 지분 10%를 넘긴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샤프는 1912년 설립 이래 100년간 지켜온 최대 주주의 자리를 외국기업에 내주게 됐다.

샤프는 이달 말 끝나는 2011 회계연도에 2900억엔의 사상 최대 적자를 낼 전망이다.

샤프는 혼하이와의 국제적 분업으로 비용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 탈출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제휴에 대해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일본 전자업계의 몰락과 중화권의 부상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앞서 NEC가 중국 레노보그룹과 PC사업을 통합한 데 이어 파나소닉도 중국 하이얼에 산하 산요전기의 백색가전 사업을 매각했다.

샤프 역시 LCD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개발에서부터 생산까지 일괄하는 ‘수직통합 모델’을 지향했으나 모델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혼하이의 출자를 받아들였다.

이번 제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업계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혼하이는 전자기기 생산을 하청받아 급성장해 세계 최대 EMS(전자기기 수탁 제조 서비스) 업체로 성공한 사례다.

그동안 중국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저가 전략이 먹혔지만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윤이 떨어졌다.

혼하이는 자사의 발주업체였던 샤프의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일본 가전업계의 패인을 열악한 자본력에서 찾고 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자본력에 뒤지면서 한국과 중화권 기업들에 밀려났다는 것이다.

샤프는 혼하이와의 제휴에 앞서 소니에 손을 내밀었으나 제 코가 석자였던 소니도 여력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은 실적과 시총에서도 크게 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13조7300억원이었다. 반면 파나소닉 등 일본 3대 가전업체는 총 1조2900억엔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27일 현재 샤프의 시가총액은 5497억엔, 이는 삼성전자의 28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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