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1년] ②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입력 2012-03-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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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치러진 일본 미야기현립 마이야공업고등학교 졸업식 장면. 졸업생 대표로 졸업사를 낭독한 무라타 류세 군의 모습. 마이니치신문
지난 1일(현지시간) 거행된 일본 미야기현립 마이야공업고등학교 졸업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졸업생 대표로 졸업사를 낭독한 무라타 류세 군의 절절한 사연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의 부모는 작년 3월11일 동일본 지역을 덮친 대지진과 쓰나미에 희생됐다. 거처가 마땅치 않아 함께 살아남은 남동생과는 생이별한 상태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축하해줄 일가 친척도 없이 무라타 군 혼자 참석했다.

별안간 가장이 된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도요타자동차에 취직하게 돼 이달 말 정든 고향을 떠난다.

그는 졸업사 말미에 “이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주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초래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일본 땅에 수많은 ‘무라타’ 군을 만들어냈다.

대재앙으로 고아가 된 청소년들은 물론, 대지진과 쓰나미에 타격을 입고 침체의 늪에 빠진 소니 파나소닉 도요타자동차 같은 국가대표 기업들도 산업계의 ‘무라타’가 됐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전국에서 1만585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까지 3276명은 실종 상태다. 34만2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여전히 거처가 없어 피난살이를 하는 신세다.

또한 건물 37만4000채가 무너졌고 교량 피해와 제방 붕괴, 도로 및 철도망 두절 등 재산 피해만 17조엔에 이른다.

쓰나미 집중 피해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3현에서 발생한 건물 잔해 등 쓰레기는 모두 2252만800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소각과 매립, 재이용 등으로 처리가 끝난 쓰레기는 약 5%인 117만6000t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말까지 쓰레기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예산과 방사성 물질 오염 문제 때문에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재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고 원전에서는 매일 시간당 6000만~7000만베크렐(Bq)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사고 원전에서 멜트다운(노심용융)으로 녹아 내린 핵연료를 회수하고 원자로를 회수하는데 적어도 4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지진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극도의 불안 속에 보내고 있다.

도쿄대학 지질연구소 연구팀은 지진의 진동이 좌우가 아닌 상하로 흔들려 파괴력이 큰 직하형 지진의 가능성이 앞으로 4년 내 수도권에서 최고 7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진은 주로 피해지역인 동북 지역에서 발생하다가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3·11’ 대지진의 악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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