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월세 상승에 암울한 미래까지‘3중고’

입력 2012-02-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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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는데 매월 140여만원씩 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강모(43)씨의 푸념이다. 강씨는 지난 2007년 초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4억9000여만원에 분양 받았다. 2억원을 대출받아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 초기에는 매월 이자로 80여만원을 갚았지만 요즘은 원금 때문에 상환액이 140여만원으로 늘었다.

#“전세로 사는데 월세를 내는 기분입니다.” 3년 전 경기도 부천에서 전세로 살던 유모(35)씨는 지난해 5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오른 전세금을 내기 위해서였는데 유씨는 전세자금 대출로 4000만원을, 1000만원은 마이너스(-) 대출을 받았다. 유씨는 매월 23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2만원을 내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울 신림동에서 생활하는 직장인 초년생 최모(29)씨는 “월 실수령이 170만원 정도”라며 “월세에 각종 세금을 내면서 전혀 돈을 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집값은 양극화현상이 뚜렷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의 집값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 반면 소형·지방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다.

◇주택가격 하락, 하우스푸어 전락 = 지난 2008년 이후 주택소유자들은 자신의 주택 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현실을 지켜봐야만 했다. 당시 수도권에서 집을 구입한 이들은 은행대출금을 갚느라 하우스 푸어로 전락했다. 집 없는 서민들은 자신의 수입을 넘기는 집값 상승세를 보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해 12월 국가통계포털의 매매거래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53.8%나 줄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주택거래량이 급감했다는 뜻이다. 손해를 보면서 자신의 자산을 처분하지 않겠다는 집주인의 의지가 엿보인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미분양 주택이 줄었는데 이는 지방과 소형 아파트의 미분양 해소에 의한 것”이라며 “수도권은 미분양이 많은데 악성으로 변할 뿐 아니라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자, 전·월세 인상으로 고통 = 집 없는 서민들은 폭등하는 전세가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전세가격 급증에 이어 올해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 1월 한 달 동안 무주택서민에서 6017억원의 전세자금보증을 지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4% 늘어난 규모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거래량이 줄었다. 지난해 말 전국 전세거래지수가 1년 전에 비해 30.9% 줄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줄이고 월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사글세가 올랐다. 서민들의 얼굴에 주름이 하나 더 늘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저렴한 다가구, 단독주택이 많은 곳에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했다”며 “이곳의 재개발이 불가능해진다면 집주인들이 도시형생활주택을 기준으로 삼고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낙찰가율 하락, 집값 하락 예고 =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경매아파트 낙찰가율이 80%선 아래로 내려갔다. 올 1월 낙찰가율도 75.9%를 기록했다. 올 1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각각 78.0%와 72.3%였다.

낙찰가율은 보통 매매가의 3개월 선행지수로 알려져 있다. 즉 낙찰가율이 떨어지면 3개월 뒤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경매 낙찰가율이 하락함에 따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은 쉽지 않다.

주택소유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집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다. 낙찰가율이 낮아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소 소장은 “부동산시장이 2010년 말 이후 횡보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은 저점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수도권에서도 양극화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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