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해외진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박호정 라오스증권거래소(LSX) 부이사장이 지난 3일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라오스날씨는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어 박 부이사장이 “좋은 소식이 오려고 비가 내리는 것 같다”며 “라오스증권거래소가 한국거래소의 동남아 진출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라오스증권거래소는 라오스 정부가 최대 국책사업으로 의욕적으로 투자한 사업으로 국가간 해외 첫 합작 증권거래소다. 세계 최빈국인 라오스 정부가 예산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3000만달러를 투자해 신축한 건물로 정부의 강한 자본시장 개방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반증하듯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외곽에 위치한 라오스증권 거래소 건물은 8층으로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그 위용을 보였다. 라오스 건물들은 숭배하는 루앙사원보다 높게 지을 수 없는 고도제한을 받고 있어 시내에서 라오스증권거래소보다 높은 건물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지난해 1월11일 개장한 라오스증권거래소는 현재까지 아무런 시스템 오류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본금 2000달러로 출범한 라오스증권거래소는 라오스 중앙은행과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개설했으며 한국거래소가 지분 49%를 갖고 있다.
현재 전력회사인 ELD로부터 발전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라오스 국내 최대 수력발전회사인 EDL-Gen과 라오스중앙은행(BOL)로부터 국제 영업부문을 분사해 설립된 라오스 최대 상업 국영은행인 BCEL 2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박 부이사장은 올해 안에 추가로 국영통신사인 ETL과 라오스개발은행(LDB), 식료품 가공회사인 라오 인도(Lao-indo), 커피제조 업체로 유명한 라오스 민간 기업인 다우 후앙(Dao-Heuang) 등 4개 기업을 추가로 더 상장시킬 계획이다.
박 부이사장은 “현재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큰 편이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적별로는 중국, 태국, 일본 순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직 2개 기업만 상장되어 있어 일평균 거래량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거래체결 횟수 증대조치 등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라오스증권거래소는 증권수요 확대와 매매 편의성 제고를 위해 근로자 증권저축 도입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부이사장은 “4월초 HTS도입을 추진해 투자자들의 매매 편의성을 제고하고 시장의 유동성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초기 유동성 부족으로 시장진입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협의 대량매매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오스증권거래소는 라오스정부의 명실상부한 기관으로 부상해 고위급 필수 방문 장소가 됐으며 미얀마, 태국 등 아세안 정부관계자들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방문하고 있다.
현재 라오스에 설립된 증권사는 태국계 증권사인 KT ZMICO사가 라오스국제상업은행과 합작한 BCKT 증권사와 베트남계 삭콤뱅크가 라오스개발은행과 공동으로 설립한 란상증권 두 개 증권사가 설립돼 있다. 시장 독과점 방지와 적극적인 수요발굴을 위해 추가 증권사 설립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박 부이사장은 “대도시 위주로 증권사를 하나 더 설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현재 라오스 인도차이나은행과 동양증권 합작 증권사나 라오 국영농업은행(APB)와 중국은행 합작 증권사 설립을 중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라오스증권거래소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자본을 유치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성공적 안착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 해외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