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파티션 없앤 증권사…通하였느냐

입력 2012-01-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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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는 곳이지만 비밀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증권가 정보지(일명 찌라시)는 대외비란 책임회피 문구 뒤에 숨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생산해낸다.

그 정보가 옳고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알고있는 자가 승자가 되고 모르는 자는 패자가 되는 승부의 수단일 뿐이다. 심지어 정보의 중심에 선 자들은 더 좋은 ‘패(牌)’를 얻기 위해 거짓정보까지 흘려보낸다. 주식시장에서 역선택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세태은 여의도 사무실에 눈높이까지 올라오는 칸막이(partition)를 만들어냈다. 외부와 연결된 통로는 단 하나, ‘메신저’뿐이다.

앞자리 앉은 상사에게 묻는 안부도, 옆자리 앉은 후배에게 전하는 업무 지시도 ‘메신저’를 통한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짧막한 문장에 의존해 대화는 점점 더 단절되고 사람들은 또다시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르는 정보 속에 고립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처럼 삭막한 여의도 풍경에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화증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푸르덴셜증권(現 한화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한화증권은 효율적인 공간사용을 위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에는 칸막이 제거도 포함돼 있다. 리서치센터, 기자실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 전(全) 층. 전 직급의 칸막이가 모두 제거되고 있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 책상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또한 상당하다.

이처럼 한화증권이 칸막이 제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통’때문이다. 딱딱한 메신저 세상에서 벗어나 감정을 실은 말 한마디로 조직에 온기를 불어넣자는게 배경이 됐다. 물론 칸막이를 없앴다고 해서 완벽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당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준비가 돼있다’란 의미는 되새길 필요가 있어보인다. 듣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공감은 물론 진심어린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칸막이 제거 공사가 그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지금 ‘소통’의 문제에 빠져있다. 용산참사, 천안함사태, 학교폭력 등은 세대간, 계층간 소통단절로 오는 극단적인 폐단이다. 그 어느때 보다 대화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여의도에 퍼진 망치소리, 매쾌한 시멘트 냄새가 싫지만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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