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롬니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공화당 경선 구도가 '롬니 대 깅리치'의 양자 대결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21일(현지시간) 열린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득표율 40%(잠정)를 기록,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28%)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17%로 3위, 론 폴 하원의원은 13%로 최하위에 그쳤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감사한다"며 "플로리다에서도 한 방을 날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앞서 CNN이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38%를 차지하며 1위를, 롬니 전 주지사는 29%로 2위를 기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미 공화당의 텃밭이라고 할 남부지역에서 열리는 첫 경선으로, 보수성향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심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띈 지역이다. 지난 1980년 대선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긴 후보가 공화당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돼 왔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 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모두 4위에 그쳤던 깅리치 전 의장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온 것은 그동안 여러 후보로 분산됐던 당내 보수층 유권자들의 표가 깅리치 지지 쪽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을 앞두고 사퇴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보수 강경파의 지지가 두터운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깅리치 지지를 선언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세금 납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다가 과다 세액공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집중 공격을 받은 반면 깅리치 전 의장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이혼한 두번째 부인의 사생활, 결혼관 폭로는 오히려 부동표 흡수로 이어져 반전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금까지 있었던 세 차례 경선의 승자가 모두 달라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 1월3일 실시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했고 10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롬니 전 주지사가 1위를 기록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번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할 경우 '롬니 대세론'이 힘을 받으며 사실상 승부가 조기에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선전으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려면 플로리다 프라이머리(1월31일), 네바다 코커스, 메인 코커스(2월4일) 등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