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전격 사의 왜?

입력 2012-01-12 10:2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내부갈등, 외환銀 인수 승인 압박 등 추측 난무

김승유 회장 거취 따라 지배구조 소용돌이

하나금융그룹 2인자 격인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해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열 사장은 사임 의사 발표 직후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외환은행 인수 후 하나금융과의 통합·융합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면서 “대의를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뜻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 그는 “김 회장에게 대의를 위한 개인적 결정이라는 뜻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내부 갈등설부터 정부압박 관측까지…= 금융권 안팎에선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김 사장이 사의를 밝힐 때까지 모르고 있었을 정도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의 사임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우선 나오는 것은 내부 갈등설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본인이 대의를 위해 사퇴를 선택했다고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상층부 간 갈등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김승유 회장과 갈등관계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 다른 해석은 용퇴를 통해 금융당국의 조기 승인을 압박하고 외환은행과 원활한 합병을 성사시킨다는 것이다. 김정태 행장은 “김 사장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의 실무를 맡아왔는데, 인수가 지체되면서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 본인도 사임 배경으로 “인수 반대 투쟁을 펼치는 외환은행 노조에 그동안 내가 강성 이미지로 비쳐져 통합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사장이 당국에 외환은행 인수 승인과 관련해 조속한 승인을 내려주도록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압력설도 나온다.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쪽에서 하나금융 사장에 낙하산 자리를 마련하라고 요구했고 정부 협조가 필요한 하나금융이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지배구조 소용돌이로= 김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김승유’ 후보군으로는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윤용로 부회장 등이 거론돼 왔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반대로 김정태 행장과 윤용로 부회장이 한발 앞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 3월 임기가 끝나 연임이 점쳐졌던 김승유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더욱 지배구조가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이 사석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결국 김승유 회장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지배구조에서 안정적이던 하나금융이 회장·사장의 동반퇴진으로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회장·사장·은행장이 동반 퇴진했던 ‘신한 사태’의 재판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CEO리스크로 이어져 하나금융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며 “김승유 회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후계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하나금융으로써는 가장 피하고 싶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78년 하나금융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35년간 하나금융에 몸을 담으면서 서초지점장, 경영전략본부장, 하나은행장 등을 두루 거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국 양궁 임시현, 개인전 금메달ㆍ남수현 은메달…3관왕 달성 [파리올림픽]
  • 투자만큼 마케팅 효과도 '톡톡'…'파리올림픽' 특수 누리는 기업은? [이슈크래커]
  • 양지인, 권총 25m 금빛 명중… 또 한 명의 스나이퍼 [파리올림픽]
  • 안세영, 여자 단식 준결승 진출…방수현 이후 28년 만 [파리올림픽]
  • 뉴 레인지로버 벨라, 우아한 디자인에 편의성까지 [시승기]
  • 휘발유 가격 6주 만에 내렸다…"당분간 하락세"
  • 설탕세ㆍ정크푸드 아동판매 금지…세계는 ‘아동 비만’과 전쟁 중
  • 고3 수시 지원전략 시즌 “수능 없이 ‘인서울’ 가능한 교과·논술전형은?”
  • 오늘의 상승종목

  • 08.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634,000
    • -2.7%
    • 이더리움
    • 4,118,000
    • -3.22%
    • 비트코인 캐시
    • 509,500
    • -8.36%
    • 리플
    • 778
    • -3.59%
    • 솔라나
    • 199,500
    • -7.64%
    • 에이다
    • 503
    • -3.27%
    • 이오스
    • 693
    • -5.84%
    • 트론
    • 178
    • +1.71%
    • 스텔라루멘
    • 132
    • -2.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250
    • -4.37%
    • 체인링크
    • 16,280
    • -4.35%
    • 샌드박스
    • 378
    • -5.7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