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악재에 상품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해외 상품거래소에서 주요 원자재 가격은 11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유럽 정상들의 신 재정협약 합의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품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달러 강세로 대체투자처인 상품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상품 매도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24개 원자재로 구성된 스탠더드앤푸어스(S&P) GSCI 지수는 이날 4.06% 하락한 621.93을 기록했다.
S&P GSCI는 32개월 고점이었던 지난 4월보다 18% 하락했다.
S&P GSCI 24종목 중 23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 유가(WTI 기준)는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합의 소식이 가뜩이나 유럽 재정위기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한층 냉각시켰다.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4.58달러로 전날보다 5.56달러(5.6%) 떨어졌다. 이는 9월22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 가격은 1600달러선이 붕괴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내년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대비 4.6% 하락한 온스당 1586.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7월13일 이후 최저치이며, 하락률은 9월23일 이래 최대다.
투자기관 스타이펠니콜라우스는 금 값이 조만간 온스당 140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 가격은 내년 3월 인도분이 28.935달러로 전날보다 7.4% 폭락했다.
은 값은 지난 4월25일 사상 최고치에서 42%나 빠졌다.
구리 선물 가격도 4.7% 급락한 파운드당 3.2785달러로 10월2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알루미늄·니켈·납·아연 같은 금속 가격도 4%대 급락세를 보였다.
유로 가치는 이날 달러에 대해 11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럽 각국이 채무 위기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각국의 자금난이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유로 매도로 연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