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산, 타지산으로 둔갑…흔들리는 日식품안보

입력 2011-11-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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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 여전…농수산업자 수확기 맞아 울상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대홍역을 치른 일본 후쿠시마현이 수확철을 맞아 새로운 시련에 직면했다.

후쿠시마 지역이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한 선입견이 여전히 강해 현지산 농수산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생산물 출하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이 원산지를 조작하면서 일본의 식품안보를 손상시킬 우려도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현은 일본 4위 쌀 산지일 뿐 아니라 과수와 수산업도 매우 발달한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대지진·쓰나미로 인한 원전 사고 이후 상황은 180도 변했다. 방사성 오염에 대한 우려로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모두 창고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현은 지난달 12일 현지산 쌀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규제 기준인 kg당 500베크렐을 밑돌아 안전하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판매를 거절당하는 농가가 잇따라 나오면서 현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에서 유기농 쌀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농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시내의 다른 쌀 농가에서는 규제치 이상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구입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쌀 뿐만이 아니다. 복숭아와 배, 오이 등 과수 농가에서도 피해가 나오고 있다.

원래 10월말에서 11월초가 되면 과수원에는 관광버스를 대절해온 고객들로 시끌벅적했지만 올해는 산사처럼 조용한 가을을 보내고 있어 농민들이 울상이다.

과수원을 경영하는 한 농민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도나 식감은 작년보다 훨씬 좋은 데도 원전 사고 여파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수산업도 입소문 피해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급기야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30km 권내에 있는 이와키시에서는 꽁치가 홋카이도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홋카이도에서 잡은 꽁치도 이와키산으로 표시해 유통해야만 잘 팔렸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한 수산업 관계자는 “산지명 표기는 중개업자의 재량”이라며 “이와키산으로 하면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잡은 가다랭이는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잡혔음에도 이와키산으로 적었다가 가격이 폭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현내에서 방사성 오염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려면 3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방사성 물질이 저절로 제거되기를 기다리면 후쿠시마현은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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