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빗소리 들을수 없지만 마음의 소리는 들려요" 미스월드코리아 김혜원

입력 2011-09-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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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를 들을수는 없지만 마음의 소리는 누구보다 잘 들을 수 있는 참가번호 21번 김혜원입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 1회 미스월드 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한 김혜원(18)양은 자신을 수화로 이렇게 소개했다. 미인대회 참가자라고 하기엔 단신인 163cm의 키에 청각장애를 가진 그녀는 누구보다 예쁜 미소와 따뜻한 마음으로 심사위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며 5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미인대회에 청각 장애를 가진 참가자가 출전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의 미인대회는 수많은 자격요건과 높은 벽 때문에 참가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처음 열린 ‘미스월드 코리아’에서는 오로지 ‘열정’이 넘치는 지원자를 찾고 있었고, 혜원양은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두려웠다고 말했다.

“듣지 못하는 제가 일반인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벽을 부술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컸어요. 그런데 대회의 취지 자체가 ‘열정’만으로 참가가 가능했고, 박정아 대표님과 부모님이 뒤에서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그녀는 참가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첫날, 희망을 봤다. 대회 참가자들이 처음으로 모여 자신의 꿈과 소망, 서로가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나누는 자리에서 서로 하나가 됐다고 느꼈기 때문.

그녀는 “내가 이렇게 예쁜 언니들과 한 자리에서 아픔을 나누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인터뷰 도중에도 눈물을 보였다.

그녀는 키와 몸매, 얼굴을 떠나 편견없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확고한 미(美)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그녀가 가진 자신감 넘치는 미소도 그 확고한 기준에서 나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반인들과 미인대회, 대학, 취업에서 똑같이 경쟁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예요. 내 자신에 대해 꼭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하면 할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 같아 기뻐요. ‘장애가 있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꿈을 잃게 된다면 너무 슬프잖아요”라고 전하는 그녀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미소를 가진 소녀였다.

어렸을 때부터 모델이 되고 싶었다는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들에게 ‘무한 드림’을 전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저와 같은 사람들이 하고싶은 일을 하기는 쉽지 않아요. 근사한 직업보다는 원치않는 일을 하게 되는 일도 많아요. 저는 그에 비해 세상에 희망적으로 첫 발을 내 딛었어요. 청각 장애를 가진 딸을 가진 부모님들이 내 딸은 청각 장애니까...라는 생각으로 꿈을 포기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면 좋겠어요”

“전 혜원이가 예쁜 색종이라고 생각해요. 부모입장에서는 색종이처럼 곱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은데, 세상에서 큰 상처 받지 않고 고운 삶을 살게 도와 주고 싶어요”라는 혜원양의 어머니의 작은 소망도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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