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회장 자사주 매입, 의욕은 좋았는데...

입력 2011-08-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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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마이너스 '쑥스럽네~'

대한민국 금융계를 장악하고 있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어떨까.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의욕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최근 금융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까지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3~5년전에 받은 스톡옵션도 생각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아 평가차액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쇼크가 있기 직전인 지난 5일 자사주 2000주를 주당 1만2950원에 취득했다. 당일 종가기준으로 수익률은 6.9%에 달했으나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26일 종가(1만1150원)기준으로 -8.7% 손실을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인 지난 8일에도 자사주 1000주를 주당 1만2800원에 매입했으나 이후 주가가 추가하락해 손실이 더 커졌다.

자사주에 금융자산을 몰빵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수익률은 어느정도 될까. 작년 7월 취임한 어 회장은 같은 해 9월 2000주를 매입한데 이어 지난 10일까지 모두 3만770주를 샀다. 투자액만 15억3679만원에 달한다. 어 회장의 경우 금융쇼크 직전인 지난 5일 -9.3% 손실을 기록했지만 금융쇼크 이후 직격탄을 맞아 손실이 -17.1%로 늘어났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보유주식은 1만2430주로 투자액만 5억9107만원이다. 지난 5일만 해도 0.4%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9.7%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지주회사 수장 가운데 가장 많은 총 16만4500주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 12월 하나금융 출범 이후 취득한 자사주는 많지 않은 편이다. 2007년 10월과 2008년 11월 매입한 8000주가 전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다른 지주사 회장과 달리 김 회장은 하나은행 시절부터 자사주를 사고판 데다 중간에 지주 상장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총 수익률을 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CEO들은 스톡옵션에서도 큰 재미를 못보고 있다.

김승유 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2006년에 지급된 스톡옵션 8만주와 3만주를 각각 지난 1분기에 행사했다. 이 기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4만3000~4만9000원 사이에 머물렀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4만4400원임을 고려하면 매각차익은 김 회장이 최대 3억6800만원, 김 행장이 1억38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스톡옵션 부여 당시 예상 주가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2006년 지급 당시 행사기간이 시작되는 3년 후에는 하나금융 주가가 50.5% 오른 6만8000원 가량이 돼 1주당 1만9633원의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김승유 회장의 스톡옵션은 15억7064만원, 김정태 행장은 5억8899만원 어치의 스톡옵션이었지만 실제로는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만 건진 것이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스톡옵션 가격과 현 주가간 괴리가 커 실질적으로 행사가 어렵다. 민 행장은 마지막 스톡옵션 지급이었던 2007년에 스톡옵션 주식 1만8902주를 받았다. 행사가격은 7만7100원으로 지난 26일 종가 4만1400원보다 훨씬 높다.

애초에 당시 지급된 국민은행의 스톡옵션은 행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등 다른 경쟁사보다 40% 이상 주가가 더 오른다는 가정으로 책정된 가격이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은행 임원에게 지급된 스톡옵션 주식은 총 308만7136주나 되지만 실제로 행사된 스톡옵션은 9만4918주에 불과하다.

신한지주의 상황도 엇비슷하다.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스톡옵션을 각각 6만5733주, 6만8658주 보유하고 있다. 보유 물량 모두 현재 행사가 가능한데 평가 차익은 한동우 회장이 -7379만원이며 서진원 행장도 1562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금융지주 CEO들의 자사주 투자 성적은 낙제급 수준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최근 주가급락으로 금융지주 CEO의 자사주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며 “그러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경주 기자 ahnkj@

고득관 기자 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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