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바이오 의약품시장 공략을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높은 시장 전망성에 글로벌화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중 바이오사업 확장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SK케미칼. 지난 1980년대 일찌감치 생명과학사업에 뜻을 품고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SK케미칼은 백신과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에 더욱 가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올해 연구소 내 바이오 전담 부서인 바이오(Bio)실 규모를 확장하고 바이오인력 인력 풀(Pool)을 넓히기 위해 신규채용을 활발히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R&D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 개발에 신호탄도 쐈다. 2001년 국산 천연물 신약 1호인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을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천연물 신약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관절염의 근원적 원인 치료 효과로 국내에서의 단기간에 100억 매출을 돌파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2001년부터는 호주와 뉴질랜드로의 수출을 시작으로 EU·미국·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이같은 신약 R&D 분야에서의 ‘영광’을 백신사업에 재현하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바이오·백신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모아 백신 국산화 계획을 앞당기는 한편, 차세대 백신제형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생산의 중심기지는 경북 안동에 건립 중인 예방백신 생산단지가 될 전망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2013년 차세대 기술인 세포배양방식을 활용한 안동 백신공장이 연간 1억 4000만 도즈(1인당 1회 접종분량) 규모로 완공되면 국내의 안정적인 백신공급은 물론, 국산 백신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에서의 선진화도 동시 진행중이다. 지난해 백신 국산화를 단축시키기 위해 바이오 의약품 및 백신의 생산 기술 전문기업인 미국 엑셀러렉스사와 상호 협력관계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백신 생산공정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개선한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접목, 신종플루처럼 예상치 못한 전염병이 대 유행할 경우 신속하게 생산라인을 교체할 수 있게 됐다.
천연물 분야의 신약 개발 성과도 잇따를 전망이다. 현재 치매, 천식, 위염 등의 질환에 대한 천연물 신약개발이 가시권에 진입했다. 천식치료제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치매치료제는 임상 2상을 완료했다. 또 위염치료제는 임상3상을 준비 중이다. 임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13년에는 치매치료제와 위염치료제, 이듬 해인 2014년에는 천식치료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대인의 만성,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는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천연물 신약 파이프라인이 보다 탄탄해질 것이란 기대되고 있다.
◇신약기술 라이센싱 아웃으로 글로벌화 = SK케미칼의 R&D 역량은 기술 수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04년에는 국산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미국에 소화성 궤양치료제인 ‘오메드’의 제조 기술을 성공적으로 수출함으로써 그 우수성을 선진 시장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
이어 2008년 말에는 EU(유럽연합)의 다국적 제약사에 항암제 개량 신약 ‘SID-530’의 기술수출에 성공한데 이어 2009년에는 난치성질환치료 신약기술을 라이센싱 아웃(Licdensing-out)해 글로벌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현재 SID-530은 올 4분기 EU 시장 출시를 목표로 미국과 EU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EU,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지역의 판권 계약을 완료했으며 미국 지역 판권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추진 중이다.
예비 생동성 실험을 마친 위염치료제 ‘SID-820’도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임상1상을 진행 예정이다. 특히 EU에 판매되는 제품은 생산·공급까지 전담하게 돼 SK케미칼의 글로벌 생산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케미칼의 중장기 목표는 생명과학분야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자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봉용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장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미션 아래 합성신약, 바이오, 천연물신약, 개량신약 분야에서의 Best-in-class 글로벌 제품을 출시하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서의 R&D 경쟁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