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해킹, 北 소행이라는데…

입력 2011-05-04 10: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명확한 증거 無…정보 비공개로 불신만 키워

검찰이 최악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 지었지만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보안 업계는 정부에서 제대로 된 사건의 내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제시한 근거들 만으로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기는 성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딱히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볼 근거도 없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먼저 이번 농협 사태에 쓰인 프로그램이 지난 2009년 7.7, 올해 3.4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DDoS) 공격 때 쓰인 프로그램과 같다고 똑같은 범인의 소행이라고 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해킹 프로그램은 해외 사이트에서 쉽게 내려 받을 수 있고 해커들도 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단정 짓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또 공격명령이 내려진 인터넷주소(IP) 만으로 해커를 찾아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보안 전문가는 “자신을 숨기기 위해 PC방 IP를 이용하는 것처럼 해커들 역시 타인의 컴퓨터가 가진 IP를 해킹했거나 위조해 공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동일한 IP가 발견됐다는 것은 동일한 집단의 소행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번 디도스 공격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디도스 공격도 정확한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채 잠정 결론을 내렸다. 보안 전문가들은 검찰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로그 정보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지을 결정적 증거도 없지만 아니라고 할 증거도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보안 업체 대표는 “보통 해커가 금융기관을 공격한다는 것은 워낙 시끄러워지기도 하고 쉽지 않은 일이며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는 은행 중에 농협이 제일 크기 때문에 ‘정부 흔들기’ 목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의 소행인지 아닌지 파악이 안 되지만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만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안업계는 이번 농협 전산마비 사태에서 서버 보안이 뚫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은 언제나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뚫릴 수 있지만 서버 보안에 대해 유지보수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보안 부분에서 허술했던 점을 인정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아시아 증시 블랙 먼데이’…살아나는 ‘홍콩 ELS’ 악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단독 ‘과징금 1628억’ 쿠팡, 공정위 상대 불복 소송 제기
  • 이강인, 두산家 5세와 열애설…파리 데이트 모습까지 포착
  • 뉴진스 뮤비 감독 "어도어, 뒤로 연락해 회유…오늘까지 사과문 올려라"
  • 오늘의 상승종목

  • 09.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4,941,000
    • +1.49%
    • 이더리움
    • 3,131,000
    • +0.77%
    • 비트코인 캐시
    • 420,700
    • +2.53%
    • 리플
    • 719
    • +0.42%
    • 솔라나
    • 175,100
    • -0.28%
    • 에이다
    • 462
    • +1.09%
    • 이오스
    • 657
    • +4.29%
    • 트론
    • 208
    • +0.97%
    • 스텔라루멘
    • 124
    • +2.4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100
    • +2%
    • 체인링크
    • 14,250
    • +2.81%
    • 샌드박스
    • 340
    • +2.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