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내 녹지공간이 90%에 이르는 등 건폐율이 낮은 단지가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이 낮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가 타워팰리스 보다 비싼 이유중 하나도 바로 낮은 건폐율에 따른 단지 쾌적성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파크의 건폐율이 9.17%인 반면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39~50%다. 즉, 타워팰리스가 높은 건폐율로 인해 거주 환경이 아이파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가격에서도 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뛴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역시 건폐율이 13%에 불과했다. 단지내에 3976㎡ 규모의 인공호수 등 특화된 조경공간을 조성해 강남 대표 아파트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건폐율이 아파트의 가치로 이어지면서 낮은 건폐율을 적용한 단지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말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 분양하는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는 9.77%의 한자리대의 건폐율이 적용됐다. 이는 송도국제도시 내 타 단지의 절반수준으로 송도에서 가장 녹지공간이 많은 아파트로 설계했다.
이 단지는 축구장 2.5배 규모의 중앙오픈공간을 확보했고 녹지율을 48.9%까지 끌어 올렸다. 게다가 3000㎡의 커뮤니티시설과 아파트 90% 이상을 남향으로 배치해 어떤 위치에서 보더라도 조경시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했다.
반도건설이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분양하는‘양산 반도유보라2차’ 역시 14%의 낮은 건폐율이 적용됐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축구장 크기의 중앙광장을 설계했고 광장에는 나무와 잔디, 조각상, 분수 등을 배치해 거실에 앉아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달 말 한화건설이 대전 유성구 지족동 노은4지구에 분양할 예정인 ‘노은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도 건폐율을 14~18%대로 설계했다.
아파트 단지의 낮은 건폐율은 분양 성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9년 12월에 분양한 포스코건설 ‘청라 더샵 레이크파크’는 건폐율 8.98%, 녹지율 42%를 앞세워 1순위 최고 청약 경쟁률 14.01대 1을 기록했다.
같은 해 광교신도시에 분양된 ‘래미안 광교’도 건폐율이 9.99%에 불과했고 단지 녹지율이 50% 이상으로 설계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지난해 경기 수원시 정자동에서 분양한 SK건설 ‘수원 SK스카이뷰’ 역시 총 3498가구 대단지였지만 4순위에서 모집 가구를 모두 채웠다. 이 단지 역시 건폐율 12%의 친환경단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동 아이파크는 건폐율을 낮추고 건물을 높게 올려 한강 조망과 넓은 녹지공간을 가지게 됐고 이후 현재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주거환경이 아파트를 고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되는 건폐율 낮은 아파트의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